교포신문사의 2월의 추천도서

‘피로사회’의 저자 한병철 교수의 『심리정치』
뉴스일자: 2019년02월25일 00시00분

 
교포신문은 독일과 한국에서 함께 출판된 작품을 중심으로 매월 이달의 추천도서를 소개합니다.
 
추천도서로는 한국 작가만으로 국한하지 않고, 한국과 독일에서 함께 출판된 다양한 분야의 세계 여러나라 석학들의 도서들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이달의 추천도서가 동포 1세대들뿐만 아니라 독일어가 더 편할 수 있는 2세대, 그리고 독일인 배우자들에게도 읽혀지기를 기대합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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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신문사의 2월의 추천도서
 
 
피로사회의 저자 한병철 교수의 심리정치
 

한병철 교수(베를린 예술대학)의 책들은 예리한 관찰과 독창적인 사유, 짧고 우아한 문체로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터키, 그리스 등 15개국 이상에 소개된 데 이어, 최근 스페인 등지에서 이례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심리정치에서는 피로사회』 『투명사회등의 연장선상에서 그 논의를 또 한 번 넘어서는 눈 밝은 사유를 펼친다.
 
억압 대신 친절로, 금지 대신 유혹으로 개인들을 조종하는 심리정치의 탄생
할 수 있다를 넘어 하고 싶다라는 욕망을 창출하고 이용함으로써, 우리 스스로를 자발적으로 착취하게 하는 은밀하고 세련된 신자유주의의 통치술. 한병철은 이를 심리정치라고 부른다.
 
우리의 욕망과 의지는 과연 우리의 것인가? 우리는 정말 자유로운가? 신자유주의적 심리정치는 호감을 사고 욕구를 채워주고자 하는 스마트 권력이다. 그것은 우리의 의식적, 무의식적 사고를 읽고 분석하며, 인간의 자유 의지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종해 자본에 의존하게 만든다. 이러한 심리정치 시대에는 지배가 그냥 저절로 이루어지며 사회적 저항이 일어나는 대신 우울증 환자가 양산된다.
 
이처럼 한병철은 우리가 평소 자각하지 못하는 이 시대의 문제들을 진단하고 사고 구조를 뒤흔드는 화두를 던진다.
 
우리는 오늘날 디지털 심리정치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대중은 이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입고 싶은 것을 입고, 소비하고 싶은 것을 소비하도록 방임되고 권장된다. 우리는 자유를 느낀다.’
 
그러나 한병철에 따르면, 그 자유는 자본이 제공한 착취 가능한 자유, 상업화된 자유, 자본이 만들어준 레디메이드 옵션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더 많은 성과는 더 많은 돈을, 더 많은 돈은 더 많은 자유를 약속한다. 우리는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열심히 일함으로써 다시 자본에 봉사한다. 자유를 위해 자유를 희생시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진정으로 자유로워지지 못하고 우리가 누리는 자유에 종속된다.
 
한편, 한병철은 신자유주의가 자유롭다는 심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는지 보여주면서 감정, 기분, 흥분 등의 어휘를 엄밀히 구분해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신자유주의 시스템이 착취하는 개인들의 심리란 지속적이고 객관적인 감정이 아니라 일시적이고 주관적인 기분’ ‘흥분이다.
생산 수준이 일정 단계를 넘어서면, 합리성으로 착취할 수 있는 범위가 한계에 이르기 때문에 이제는 기분 내키는 대로 할 수 있다는 자유로운 기분, 흥분을 통해 인격 깊숙이 개입하여 구매를 충동하는 자극을 늘리고 더 많은 욕구를 생성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사물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기분을 소비한다.
 
또한 디지털 사회통제 체계에서 사람들은 고문받는 것이 아니라 트윗하고 포스팅한다. 투명성과 정보가 진리를 대체한다. 사람들은 소비하고 소통하면서, ‘좋아요버튼을 누르면서 스스로를 시스템 깊숙이 밀어넣는다.
 
심리정치의 가장 효율적인 도구 빅데이터,
빅데이터가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리라는 기대와 열광이 일고 있다. 그러나 한병철은 빅데이터야말로 자본의 가장 효과적인 심리정치적 도구라고 경고한다. 빅데이터로 모은 정보는 지배를 위한 지식으로서, 이를 통해 개인의 무의식 속에까지 파고들어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능해진다. “빅데이터는 정신을 완전히 불구로 만들수 있다.
 
한병철은 순수하게 데이터의 힘으로 추진되는 인문과학은 더 이상 인문과학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데이터와 수치는 아무런 서사를 지니지 않는 공허한 절대무지에 그칠 뿐이다. 빅데이터는 인간 행동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인간 자체를 양화하고 측정하고 조종할 수 있는 사물로 만든다. 자유롭지 않고 인간보다 투명한 사물. 빅데이터는 인간의 종언, 자유 의지의 종언을 선포한다.
 
힐링으로 킬링되는 현대인들이 읽어야 할 책
자유를, 자유로운 시간을 정말 우리 것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자본의 레디메이드 옵션과는 전혀 다른 형식의 자유에 이를 수 있을까?
 
한병철은 우리 마음 자체가 자본의 인질로 붙들려 착취의 대상이 된 심리정치의 시대에 내면을 비우고 백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백치’ ‘바보는 네트워크에 낚이지 않은 자, 정보가 없는 자, 이단아다. 바보는 소통하지않는다.
 
그는 자본이 만들어놓은 자유의 그물, 자본의 유혹에 얽혀들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함부로 가로질러간다. 바보짓을 통해 침묵과 고요, 고독이 있는 자유로운 공간, 정말 말해질 가치가 있는 것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한병철의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고 자유를 되찾기 위한 여정에 작은 불씨가 되어줄 것이다.
 
심리정치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2015
 
“Psychopolitik: Neoliberalismus und die neuen Machttechniken”
Byung-Chul Han (Autor)/ Fischer Verlag/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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