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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08월05일 00시00분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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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야기--(7)
황만섭
 
영국과 프랑스는 지금의 미국땅이 있다는 걸 모르고 수십 년 동안 카나다 동토만 돌았다. 그 사이에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재빠르게 남아메리카 땅을 나누어가졌고, 스페인은 서서히 베네수엘라와 멕시코를 거쳐 그랜드 케니언의 콜로라도 강 근처까지 위쪽으로 식민지를 확장하면서 올라왔다. 영국과 프랑스는 나중에야 지금의 미국땅 위치를 알아차리고 급히 뛰어들었지만, 나폴레옹은 유럽의 패권에 몰두하다가 새로운 이 땅에 신경을 쓸 시간이 없어 루이지에나(우리나라 10배 크기) 땅을 돈 몇 푼 받고 미국에 팔아 넘겼다.
 
버지니아에서 시작한 미국은 오하이오 평원을 거쳐 미시시피강을 건넜고, 계속해서 루이지에나 땅을 사들인 다음, 태평양이 나올 때까지 국토를 넓혀갔다. 그 뒤에 택사스 합병과 멕시코할양을 통해 스페인으로부터 땅을 매입했다. 거기엔 강압도 내재해 있었다. 1868년 미국은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사들였고, 1959년에는 군대를 앞세워 하와이를 식민지로 만들어 50번째의 미국 주에 끼워 넣었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처음으로 시작한 뉴암스텔담은 숫자가 많았던 영국출신들이 뉴욕으로 고쳐 부르면서 오늘날의 뉴욕으로 불리게 된다.
*********
 
영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파리에서 파리평화협정을 맺었다. 협정문에는 미국이 카나다 땅을 넘보지 않겠다는 것과 에스파냐 견제를 위해 미시시피강에 머무는 영국군의 주둔을 당분간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제 독립전쟁은 승리로 끝났고 미군도 해산되었다. 그 해 124일 영국군도 떠났으며, 워싱턴 장군도 고향(버지니아)으로 돌아갔다. 여론은 워싱턴이 미국의 왕이 되어야 한다고 떠들썩했다. 당시 미국은 지방정부는 13개 주가 있었지만, 나라가 없는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제 그들은 직접 국가를 세워야 했다. 유토피아를 꿈꾸는 차분하고 여유로운 이상국가가 아니라, 이해와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끼리 살아가면서 생겨나는 난제들을 해결해나가야 하는 원칙을 만드는 일이었다.
 
그들은 먼저 연방법(상위법)과 각 주의 헌법(하위법)으로 나누어 생각했고, 그 사이에다가 연방분열방지법을 두어 충돌을 막는 것을 염두에 두었다. 봉건사상을 거부하고 민주이념을 지향하는 독립, 자주정신을 기본으로 하여 만들기 시작해 끊임없이 보완을 거듭하면서 만든 미국에서 생겨난 법들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훌륭한 법으로 인류의 찬사를 받는다. 법에 명시 된 국토는 애팔래치아 산맥 서쪽에서 미시시피강까지 자리잡았던 당시의13개 주가 전부였다.
 
그러나 그것 말고도 그들 눈앞에는 아직 사람들이 살지 않은 땅들이 넘치고 넘쳐났다. 간헐적으로 사람들이 들락거리고는 있었지만 이름도 없었고, 주인도 없는 땅들이었다. 그 땅들은 훗날 일리노이, 인디애나, 켄터키, 미주리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법을 만들 때, 그들이 나눈 이야기는 지금은 비록 땅이 비어 있지만, 언젠가는 사람들이 들어가 살게 될 것이다그들은 그걸 예상해 법을 만들었다. ‘만약 새로운 땅에 정착하는 인구가 5천명이 되면, 그들 스스로 법을 제정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인구가 6만 명이 넘으면 처음 시작한 13개 주와 똑 같은 권리를 가질 수 있다는 조항이었다. 실로 명석한 사람들의 현명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그 이외에 삼권분립, 맏아들 상속제 폐지, 노예제도폐지, 인간평등을 담은 법안들이 세계최초로 생겨났다.
 
법은 만들었지만 미비한 점이 많았다. 갈 길은 멀고 험했다. 13개 주가 자기주장만 하다 보니 시끄럽기만 하고 되는 일이 없었다. 17886월 각주가 주장하는 연합규약을 고쳐, 미합중국 헌법을 제정했다. 독립전쟁이 끝난 지 13년 만에 비로소 미국의 질서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었다. 만장일치로 초대대통령에 당선된 조지 워싱턴(1732~1799)1789430일 취임선서를 했다. 부통령엔 존 애덤스(1735~1826)가 선출되었다. 국무장관에 토머스 제퍼슨(1743~1826) 그리고 법무부 장관, 재무부 장관, 전쟁부 장관이 임명되었고, 거기에다 종이에 적힌 헌법이 있었고, 정부에서 일할 보조 인력으로는 20명이 조금 못 되는 인력이 전부였다. 처음 시작한 중앙정부의 구성은 초라했다.
 
더 큰 걱정은 그들에게 월급으로 줄 돈이 없다는 것이었다. 전쟁 후 군대해산으로 남아있는 군인들은 670여 명에 불과했고, 더구나 해군은 한 명도 없었다. 전쟁으로 피폐된 국토와 잿더미가 된 산업시설 등 어디를 봐도 막막하기만 했다. 정부는 살림살이를 꾸려나가기 위해 세금을 올렸다. 그러자, 메사츠세츠에서 농민들이 반란을 일으켰고, 중앙정부는 이를 진압했다. 정치가들은 차차 강력한 중앙정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초대 재무장관이었던 알렉산더 해밀턴은 강력한 중앙정부를 가져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위스키를 비롯한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신설하고, 이주민들에게 서부의 땅을 열심히 팔아 전쟁 중에 국민들로부터 빌렸던 돈을 갚기 시작했다. 위스키납세거부운동이 피츠버그 주에서 일어나자, 이를 제압해 중앙정부의 힘을 보여주었다. 중앙은행 설립을 반대하는 남부의 반발에 부딪치자, 그는 뉴욕에 있던 수도를 워싱턴으로 옮겨준다는 달콤한 말로 반대세력을 달래면서 중앙은행건립을 강행했다. 그 일로 해밀턴은 역대 재무부장관 중 가장 위대한 한 사람이 되었다.
 
해밀턴이 귀족 출신에 자본주의자를 지지하는 강력한 중앙정부를 생각하는 연방주의자로 북부를 대변했고, 제퍼슨은 자유주의자, 분권주의자, 반연방주의자, 자유공화주의자로 남부를 대변했다. 그들의 의견은 남북으로 나누어지는 분열의 씨앗이 되었다. 제퍼슨은 프랑스혁명은 고귀한 민주투쟁이다고 찬양했지만, 해밀턴은 프랑스혁명은 너무나 혐오스러운 폭동이었다고 폄하했다. 두 사람의 견해차이는 갈수록 벌어졌다.
 
미국에서 워싱턴이 초대대통령에 당선되고 축제분위기에 싸였을 때, 프랑스에서는 프랑스혁명이 일어났다. 프랑스는 미국을 도와주느라 국가재정이 거덜났고 국민들은 춥고 배고팠다. 미국이 자유, 평등, 행복추구권을 외치자, 이 소리에 놀란 프랑스 국민들은 우리도 사람대접 좀 받으면서 살자며 혁명을 일으켰다. 워싱턴이 2대 대통령에 만장일치로 재선되던 해엔 파리의 콩코드광장에서는 루이 16세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워싱턴이 그 많은 전쟁을 치르면서 결정적인 대승을 거두지 못했다면, 군대의 해이와 이탈을 의지와 뚝심으로 막아내지 못했다면, 미국은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었을지 모른다. 세상은 변하고 있었고 지구도 쉬지 않고 돌고 있었다. 인간사는 고진감래(苦盡甘來)와 생노병사(生老病死)를 반복했다. 그리고 미국은 어느 날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뚝 떨어진 나라가 아니고, 그들 자신들이 피와 땀과 눈물로 만든 나라였다.
 
참조 : 먼 나라 이웃나라,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사전 참조
사진: 미국 독립선언이 선포되는 장면

1133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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