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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06월03일 00시00분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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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한글학교 자알란트의 <말하기 대회>를 방문하고
한글학교 후원회 회장 강여규
청량한 5월의 토요일(518) 자알란트 한글학교에서 말하기 대회가 열렸다. 조용히 학교 안에서 3년째 열리는 행사로 나는 심사위원으로 참여를 하게 되었는데, 행사 자체가 아주 즐거웠을 뿐만 아니라, 성공적으로 진행이 되어 간략하게라도 기록을 해 놓고 싶었다.

나는 꽤 오랜 시간 한글학교의 교장으로, 협의회장으로 여러 상이한 말하기대회에 참여하고 심사도 해 보았기에, 소규모의 개별 한글학교에서 이런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며, 하고자 해도 실행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은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의 의욕과 이것을 끌어내는 교사들의 노력,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총괄하면서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며 이끄는 학교장과 학부모의 관심이 함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행사 전 날, 최영주 교장선생님께서는 발표하는 각 반 학생들의 구성을 알려주시고 발표자들의 원고를 주셨으나, 학생들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아마도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에 대한 개별적인 정보가 공정한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나는 받은 원고를 읽으면서 발표할 학생들에 대한 호기심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행사의 주제가 <독립운동과 역사의 계승, 그 광복의 완성> 이란 광범위하고 무거운 주제였지만, 초등반과 중등반의 발표내용은 그 무게를 견딜 만큼, 수준이 높고 내용도 신선한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말하기 대회는 KIST 유럽연구소 2동 회의실에서 학생들과 학부모가 행사장을 가득 채우고 예정된 시간대로 11시에 열렸다. 매년 주독 대한민국 본분관과 Saarland한인회도 교육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KIST유럽연구소도 한글학교 수업과 행사를 할 수 있도록 장소를 지원해 주셨으며 올해는 특히 재외동포재단 맞춤형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행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 행사의 의미를 알리는 최영주 교장선생님의 개회사 요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3년째 개최되는 우리 학교의 말하기 대회는 수업의 한 연장으로 실시를 합니다.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수업시간에 다룬 내용을 중심으로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정리하고 또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해 보는 기회를 갖자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던 학생들도 점차 용기를 내어 참여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사고의 영역을 넓히고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행사를 준비하는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 자신에게도 매우 긍정적인 경험입니다.“
발표는 유치반 어린이 4, 김동하, 배다인, 로빈, 서래언이 수줍은 표정으로 나와 사랑스럽게 <숲 속 작은 집>이란 노래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시작하여, 각자 이름과 나이 등을 말하며 자신을 소개해 청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한글초급반, 6명은 5살부터 8살까지의 학생들로, <내가 좋아하는 것>이란 큰주제 아래 자신의 이름과 나이를 말하고 각자 자신의 일상에서 좋아하는 것을 표현한 글을 천천히 읽었다. 김이언의 <이야기하는 게 즐거운 나>, 엘레나의 <내가 좋아하는 종이접기>, 임예나의 <내가 좋아하는 인형들>, 김리아의 <노래하고 춤추는 게 좋아요>, 안유주의 <안유주의 첫 번째 말하기 대회>, 소아인의 <춤추는 요리사>였는데, 정성을 다해 읽어 내려가는 모습이 사랑스러웠고, 좋아하는 종이접기의 결과물 또는 작은 인형 등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독반 학생들은 따로 그룹을 만들어 <우리나라와 한글>이란 제목으로 발표를 하였는데, 내용의 수준이 높았다. 미라의 <자기소개>, 다빈의 <애국심>, 알렉스의 <애국가>, 제인의 <의병단>이란 제목으로 삼일운동과 태권도, 평화와 공정성, 애국가의 의미와 구성을 설명했고, 의병단에 대해 발표할 때는 시민들이 스스로 모여 나라를 지키려는 모습을 존경하게 되었다는 멋진 문장으로 끝을 맺기도 했다. 비록 원고를 보고 읽긴 했지만, 모두 발음도 좋고 진지했다.
 
초등반의 9명의 학생들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자유롭게 말을 해 적지 않은 놀라움을 선사했다. 제목만 보아도 <우리나라와 독립운동>이란 중량급의 주제에 학생들이 다양하게 접근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정서진의 <태극기>, 유나라의 <우리나라 꽃 무궁화>, 박하람의 <말모이>, 김하원의 <김구>, 서이안의 <윤봉길>, 유하늘의 <김상옥>, 이민규의 <3.1 운동>, 최윤아의 <유관순>, 박하준의 <남자현>이 발표의 제목이었다. “말모이란 주제가 있는 것이 개인적으로 매우 반가웠고, 또 나는 이 행사에 참석하기 전에는 김상옥과 남자현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는데, 늦게라도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되어 고마웠다. 이 기회에 우리 어린 학생들이 배워 아는 것에 대해 어른들도 관심을 가지면서 앎의 범위를 넓히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초등반 학생들의 말하는 능력은 우열을 가릴 수가 없을 만큼 모두가 잘 했기 때문에, 개별적 언급을 하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한다. 심사를 함께 했던 다른 두 분도 생각이 같아 모두에게 같은 상을 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 우수상 수상자를 한 명 더 늘리는 미온적 해결을 하기로 했다.
 
중등부의 주제는 <식민통치와 항일운동>. 4명의 학생들의 발표는 감탄스러울 정도로 수준이 높았다. 이효리의 <유관순>, 이도현의 <윤동주> 는 각각 두 역사적 인물에 대한 이해와 그것을 자신의 삶과 연결시켜 성찰하는 멋진 내용이었다. 나머지 두 학생의 발표에 대해서 만은 조금 개별 언급을 하고 싶다.
 
김가영 학생의 <박열과 그의 아내 가네코>는 제목부터 관심을 끌 만했다. 이런 말하기 대회에서 부부의 이야기를 다루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박열이 시인이며 아나키스트였다는 것, 아내 가네코와 함께1921년 도쿄에서 일왕을 폭탄으로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재판에서 사형선고까지 받았다는 등을 이 발표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김가영 학생은 내용뿐만 아니라 말하는 태도도 능숙하면서도 자연스럽고, 박열의 풍자적인 시의 낭독으로 끝맺음을 하는 재치도 보여 관객들로부터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그리고 이규리 학생의 <일본 통치에 대하여>는 원고 자체가 DIN4 두 장을 넘는 긴 내용으로 이건 세미나 발표용의 원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일제강점기 30년에 대한 시기적인 분석과 이 역사적 사실을 현재와 연결시켜 성찰하는 것 등, 일반 성인도 쉽게 쓸 수 없는 내용이었다. 다만 이 긴 원고를 준비한 정성이 독보적이었음에도 제한된 시간에 발표를 해야 했기 때문에 청중에게 전달하는 것이 어려웠고, 본인도 좀 다급해진 점은 아쉬웠다. 다음 기회에는 발표라는 상황을 고려하여 내용의 길이를 조정하고 여유를 가지고 말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심사위원 / 강여규 재독 한글학교 후원회 회장, 변재선 Saarland한인회 회장, 최영주 Saarland 한글학교 교장
최우수상 / 중고등반 김가영, 초등반 김하원, 한독반 미라 Hico Sibilia
우수상/ 중고등반 이규리, 초등반 최윤아, 박하준, 한독반 알렉산더 Tsanevski
인기상/ 유나라
 
덧붙이는 말:
오월의 아름다운 토요일, 자알란트 한글학교의 말하기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는 행운이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자알란트 한글학교가 여러 면에서 우수한 학교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오랜 시간 후에 다시 와서 직접 경험을 하니, 우수하면서도 슬기롭게 운영이 되는 학교라는 생각을 거듭 하게 되었다. 교육자로서 오랜 경험과 뛰어난 능력을 가진 최영주 교장선생님, 성실하고 유능한 교사들, 그리고 따뜻한 응원과 조력을 아끼지 않는 학부모님들, 무엇보다 배우고자 하는 의욕을 가진 학생들을 보면서, 이 학교는 지속적으로 좋은 학교로 남을 것이며, 앞으로도 모범적 사례들이 많이 나올 것이란 기대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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