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 갑자기 떠난 여행-----(5) 마지막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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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02월11일 00시00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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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떠난 여행-----(5) 마지막 회
황만섭
>고성가도, 상트 베르낫트, 쾨닉스제, 킴제, 축스핏체, 린더호프, 백조성, 린다우-보덴제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물결이 치면 물결치는 대로 흘러가는 여행
>30.08 ~ 02.09. 2018
 
Partenkirchen(파르텐키어헨)Garmisch(가르미쉬)라는 두 동네 이름이 합쳐져서 가르미쉬-파르텐키어헨이라는 긴 이름의 도시가 생겨났다. 하지만 이름이 너무 길어서 이야기할 때에 불편을 느낀다면, 그냥 가르미쉬라고 해도 소통에는 문제가 없다. 가르미쉬에는 여름엔 등산과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과, 겨울에는 스키나 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들로 1년 내내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관광의 명소다. 축스핏체에 오르는 길 중간쯤에는 엘브제 호수가 있다. 이 호수 또한 유명하다. 호수를 일주하는 산책시간은 약 2시간 30분 정도가 걸리고 기분이 대단히 좋아지는 산책길이라고 소문이 자자하다. 호수가 있는 언덕에 위치한 호텔에서 축스핏체의 상봉을 올려다 볼 수도 있고, 호텔에서 산악자전거를 빌려주기도 하며, 그 주위의 등산로와 산책로가 다양하게 들어 있는 안내도가 비치되어 있어 방문객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한다. 축스핏체는 2650m의 높이로 독일에서는 가장 높은 곳(봉우리)이다.
 
156유로를 주고 축스핏체(Zugspitze)로 가는 궤도기차 티켓을 구입했고, 그림 같은 경치가 펼쳐지는 전경을 보면서 장난감 같은 궤도기차를 타고 지나는 기분은 꿈속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였다. 시내에 있는 역에서부터 다섯 번째의 역이 엘브제(Elbsee) 역으로 역 옆에 있는 호수의 이름을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엘브제 역에서 케이블카로 갈아타고 축스핏체으로 올라가던가, 아니면 계속해서 궤도기차를 타고 산 경치를 보면서 축스핏체로 올라가던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가 있다.
우린 그냥 계속해서 궤도기차를 타고 정상에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내려오기로 했다. 산 경치를 즐기면서 숨가쁘게 올라가던 궤도기차는 상봉이 가까워지면서 어느새 바위로 뒤덮인 터널을 지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산 경치를 즐기는 시간은 아주 짧게 지나갔고 주위는 온통 바위뿐인 터널 속으로 변해 있었다. 상봉에는 궤도기차역과 케이블카 역으로 약간의 거리를 두고 서로 떨어져 있었으며, 그 두 개의 역 사이에는 별도의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어 관광객들의 이동을 도와주고 있었다. 내려오는 케이블카는 50인이 한꺼번에 탈 수 있는 최신식으로 만들어졌다며, 그 크기와 기술이 세계적이라고 자랑이 요란했다.
 
엘브제에서 축스핏체 구간은 급경사로도 유명하지만, 스위스의 융프라우를 수십 번 다녀온 나로서는 축스핏체를 융프라우 하고 비교한다는 것은 큰 실례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융프라우는 갈 때마다 새롭고 웅장하고 장엄했었지만, 축스핏체는 독일에서 제일 높은 곳이라는 것 말고는 그냥 그랬다. 나는 특별한 감동도, 조그마한 기쁨도 느끼지 못한 채 나도 축스핏체에 다녀갔다는 도장만 찍고 내려오는 길을 재촉했다.
 
가르미쉬에서 린더호프 성까지는 25분 정도 걸리는 바로 지척이다. 린더호프 성 내부의 천장화는 그리스 신화를 배경으로 만들어졌고, 그림은 입체적으로 튀어나온 듯한 착각을 주는 신비함도 함께하고 있었다. 정원에 만들어진 아름다운 금세공 분수와 경치는 관광객들의 눈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했고, 이에 더하여 루드비히 2세는 궁에서 가까운 땅속에다가 지하호수를 만들어 작은 배를 띄어 놓고 뮤지컬이나 오페라를 즐겼다고 한다. 지하호수의 조명장치는 이미 백오십 년 전에 지멘스 회사가 공사를 맡았다는 설명이다. 1845, 18살의 나이로 왕이 된 루드비히 2세는 어렸을 적에 아버지를 따라 다녔던 사냥터산자락에다가 성을 짓기 시작했다. 바이에른 왕국의 8백 년 도읍지 뮌헨을 싫어했던 그는 이곳 산속에다가 린더호프성을 지어놓고 실제로 8년을 살았고, 다시 더 멋진 성을 짓기 위해서 두 번째로 백조성을 지었으며, 백조 성의 공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예술성이 담긴 더 멋진 성을 짓기 위해 킴제 섬에다가 세 번째 성을 짓기 시작했던 것이다.
 
린더호프성분위기를 살펴본 후 백조성을 찾아가는 길은 오스트리아의 시골길과 산길을 지나가야 한다. 그 길목에서 만난 오스트리아의 ‘Plansee 호수는 쉬어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정도로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호수의 정경은 가슴이 마구 뛰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옛날에도 자주 플란제 호수를 지나쳤지만, 그 때에는 왜 무심하게 지나쳤을까? 혹 여행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손님들을 배려하느라 감상을 포기했을까? 아니면 그럴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까? 아니면 내가 풍경을 너무 많이 봐버리면 손님들이 즐겨 볼만한 경치가 적어질까 봐서 일부러 보지 않았을까? 그 이유가 생각나지 않았다.
 
지금은 여행사 일을 접은 지 벌써 3년이 넘었다. 이제 근심걱정이 없는 편안한 생활이라서 그런지 세상만사를 대하는 자세나 만물을 보는 눈이 새롭고 즐겁고 감사하기까지 하다. 여행사 일을 할 때에는 여행사 일이 즐거웠고, 지금은 일없이 노니까 또 노는 일이 그렇게 즐겁다. 다시 태어난다면 또다시 여행가이드를 하고 싶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나의 소망이다.
백조성은 손님들을 안내하면서 자주 구경을 했기 때문에 성 안에 있는 시설들은 거의 그 위치를 외울 정도로 기억이 생생했다. 사정이 그러하다 보니 이번에는 멀리서 밖의 아름다운 겉 모양만 보고 지나치기로 했다. 백조성을 거치는 특별한 목적은 알프스가도를 통해 지나가는 길목이기도 하지만, 옛날에 이용했던 호텔과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찾아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산자락에 있는 백조 성이 멀리 보이는 들판에 있는 슈반가우라는 마을에 있는 식당을 겸한 호텔로 추억이 많이 서린 곳이다. 특히 호텔주인은 나와 동갑내기 여자사장님이었다. 옛날사장님을 찾았지만 정년퇴직을 해 이제 없다며, 낮 모르는 젊은 사장이 호텔과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옛날 추억들이 서린 여러 곳들을 여행하던 중/ 손님들과 자주 머물렀던 백조성 근처의 슈반가우라는 마을에 있는 호텔과 식당에 들렸다/ 음식 맛은 여전했고, 산천도 그대로 이었지만, 아는 사람은 간 곳이 없구나/ 주인이 바뀌고 세월이 흘렀어도/ 음식 맛은 옛날 그대로 나를 반갑게 맞이했지만/ 생각나는 옛 일들과 되돌아 갈 수 없는 지난 세월을 생각하니/ 쓸쓸한 마음에 외로움이 밀려왔다.
 
점심을 마친 후 우린 보덴호수를 향해 알프스가도를 달렸다. 여행 도중에 거의 매일 가는 곳마다 정체되었던 도로 사정으로 인해 콘스탄츠를 지나 보덴호수에 있는 마이나우 꽃 섬에서 1박을 하고자 했던 꿈은 사라졌다. 그래서 평소에 지나면서 이정표로만 친숙했던 린다우(Lindau) 섬을 보는 것으로 이번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기로 했다. 보덴제에 있는 린다우 섬은 방파제를 겸한 다리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었고, 섬에 들어서자 서쪽에 화약고와 동쪽의 슈테판 교회가 우리를 반겼다. 산책이나 수영, 요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시립공원과 마르크트 광장을 배경으로 그 주위에 무리 지어 즐기고 있었다.
 
우린 1시간 정도 공원과 시가지를 산책하면서, 야외음악당을 거쳐 사자의 방파제가 있는 중앙역 앞까지 걸었다. 산책 도중 공원에 있는 한 카페에서 쿠헨과 커피를 마셨고 그 분위기에 취한 우리는 이 공원이 아마 오랫동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는 예감을 이야기하며 웃었다. 시가지는 관광객들로 넘쳤다. 린다우 섬은 호수 안에 있는 작은 섬이라서 그러는지 들판이나 숲은 없었다. 그러나 그밖에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린다우이었다. 어느 관광지, 어느 도시를 가도 시청, 미술관, 박물관, 교회, 공원, 학교 등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기 마련이다. 어디를 가나 형편이 다 그러하니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않기로 한다. 이 섬 역시 그렇다는 이야기다.
 
나이에 상관없이 부부가 여행을 떠나면 신혼여행이다. 먼 길을 떠났던 여행이었거나, 가까운 길을 돌았던 짧은 여행이었거나 우리부부가 떠나는 여행은 무조건 신혼여행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그렇다. 설사 부부가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해도 그것은 신혼여행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고 믿으며 산다. 이번 우리부부의 신혼여행은 갑자기 떠난 여행이었다. 계획 없이, 특별한 목적도 없이,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현지 사정에 따라 마음 내키는 대로 즉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물결이 치면 물결이 치는 대로 떠난 여행이었다. 여행을 마치고, 린다우 섬에서 프랑크푸르트 집까지 찍어 보니 417km라는 숫자가 떴다. 17:30, 구름이 낀 우중충한 하늘에선 가끔씩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정말 물결치고 바람이 부는 날씨였다. 먼 거리였지만 우린 용감하게 출발했고 21:10분 경에 집에 도착해 짐 몇 가지를 정리하고 TV를 켜니 2145heute journal이 시작되고 있었다.
 
참조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사전, 나무위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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