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 최용준 안토니오 신부님의 독일과 유럽 이야기 (11. 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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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11월12일 00시00분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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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준 안토니오 신부님의 독일과 유럽 이야기 (11. 마지막회)
 
그동안 교포신문사는 프랑크푸르트 한인천주교회 최용준 안토니오 주임신부님의 글을 두 번째 주에는 독일이야기, 네 번째 주에는 독일 이외의 유럽 이야기의 형식으로 격주로 연재하여 많은 독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왔다.
아쉽게도 이번호를 끝으로최용준 안토니오 신부님의 독일과 유럽 이야기를 막을 내린다. 그동안 귀한 원고를 보내주신 최용준 안토니오 신부님께 깊은 감사의 말을 드린다. -편집자주
 
마인츠 (Mainz)
 
독일여행의 첫 관문은 역시 프랑크푸르트다. 일반 방문객은 물론 배낭여행자들도 이곳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한다. ‘뢰머광장은 여행의 시작점이 되고 사람들은 처음 닿은 그 자리에 경의를 표한다.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사진을 찍는 분주함이 이어진다. ‘어찌 이렇게도 사람이 많을까?’ 잠깐의 시간도 아깝고 마주하는 풍경들도 신기하기만 하다. 광장에 가득 찬 사람들을 바라보며 여행을 시작했다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훗날 뢰머광장을 찾았을 때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옛날의 감흥처럼 새롭게 느낄 수 있을까. 살다 보면 잊혀지고 무뎌지는 것이 보통인데 새로운 흥분이 되살아나기나 할까. 이번에 찾아올 손님은 이미 외국생활을 해온 사람들이다. 그들을 내가 안내하고 가이드 역할을 해야 한다. 대성당과 괴테 하우스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발걸음은 강변을 향하고 다리를 건너고 있다. 스카이라인이 완연한 프랑크푸르트 빌딩 숲을 바라보며 시원한 바람을 맞는다. 굳이 명소만이 들러야 할 장소는 아니다. 걷는 길도 좋고 다리도 좋다.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처음 출발했던 지점에 돌아와 S-Bahn을 탔다. 여행도 체험이기에 평소의 궤적을 조금만 벗어나도 새로운 것이 된다. 행선지는 마인츠였다. 익숙한 곳이지만 목적이 다르므로 오늘따라 달리 보인다. 역에 도착 후 예정된 계획에 따라 움직였다. 나아갈 방향과 속도 등을 염두에 두며 일정을 진행했다. 오늘 이렇게 연습을 하는 것은 당일 날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서다. 비록 정식 가이드가 아니지만 보람 있는 여정을 만들 의무는 있다. 대표적 명소로는 마인츠 대성당과 스테인드글라스가 유명한 슈테판 성당이 있다. 보통 여행자들은 이 두 곳을 둘러보고 돌아간다. 하지만 이곳만 방문한다면 웬지 단조롭고 감동도 덜할 것 같다. 나는 미리 생각해 둔 동선을 따라 넓은 시내 공원길로 접어 들었다.
 
전에도 보았지만 마인츠에는 웅장한 건물이 또 하나 있다. 외관은 성당처럼 생겼는데 가서 보면 교회건물이다. 복음교회인 이 건물은 교회 신자들이 마인츠 대성당과 견주기 위해서 공을 들여 건축을 했다고 한다. 위치나 정원과 분수 등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특히 외관이 수려하다. 반면 들어가 보면 너무 밝고 단조로워서 공회당 같은 느낌을 받는다. 성당도 그렇지만 안과 밖이 완전히 다른 교회들이 있다. 한편 규모는 작지만 소박하게 자리한 피터 성당을 보면 또 생각이 달라진다. 교회와 가까워서 찾은 것인데 완전히 대비되는 풍경이었다. 겉은 평범한 본당처럼 보였다. 그런데 수도원 성당이었다. 무심코 안을 들어갔을 때 나는 놀랐다. 화려하기 그지없는 장식으로 꾸며졌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처음엔 바로크 양식이었으나 훗날 보수할 때 화려함을 더한 로코코 양식으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독일은 전통 고딕양식의 본산이다. 국민성만큼이나 높고 뾰족한 첨탑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어둡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익숙한 독일에서 이토록 화려한 장식을 만나니 기분이 이상하다. 역사를 자랑하는 고도 마인츠에서 말이다.
 
예술적 측면에서 보면 마인츠 대성당은 큰 점수를 줄 수 없다. 시대를 달리하여 지은 탓인지 앞면과 뒤편에 솟아있는 첨탑들이 완전히 다르다. 다르다 못해 이질적으로까지 느껴진다. 멀리서 보면 다른 성당의 첨탑들 같다. 그런데도 웅장함에 압도되어 시비를 걸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안에 들어가도 느낌은 비슷하다. 스테인드글라스나 장식은 기대에 못 미치고 구조도 엇갈린 듯한 부조화의 기운마저 든다. 도대체 왜 이 성당이 유명할까. 감성적 실망에도 불구하고 투박하고 웅장한 느낌만 주는 이 성당에서 묘하게도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끌림과 매력을 보았다. 어쩌면 다보탑의 화려함에 취해있던 내적 감각에 석가탑이 주는 단순 소박의 진실이 맞닿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꾸밈이 없어도 아름답고 화려하지 않아도 거룩할 수 있다. 인간의 재주와 웅장함을 넘어선 그곳에 하늘의 손길이 있고 구원의 빛이 있다. 인간은 그저 그것을 표현해보려고 애쓸 뿐이다. 역시 마인츠 대성당은 감탄이 아니라 경외심의 성당이었다.
 
마인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당이 또 하나 있다. ‘샤갈의 펜스터로 유명한 슈테판 성당이다. 언덕 위에 자리한 이 성당은 샤갈이 남긴 마지막 스테인드글라스를 안고 있다. 프랑스인이었지만 유대인이었던 그는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독일을 절대 찾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독일인 신부의 끊임없는 간청으로 생의 마지막 작품을 이곳에서 만들게 된다. 푸른 빛이 도는 스테인드 글라스는 갖은 상념과 고뇌를 거친 샤갈이 마지막 화해의 제스츄어로 내민 손길이 아니었을까.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성당 앞마당에 낙옆이 떨어진다.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에는 항상 여운이 남아있다. 길을 나설 때에는 안내자가 되려 했던 것인데 모르는 사이 순례자가 되고 말았다. 분명 안내에도 도움은 되겠지만 오늘도 혼자만의 여행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사진
1 마인츠 대성당
2. 마인츠 복음교회
3. 샤갈의 펜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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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 (redaktion@kyoposhinmun.d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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