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 루터와 카타리나의 도시, 비텐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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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10월29일 00시00분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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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와 카타리나의 도시, 비텐베르크
유한나 (재독시인, 수필가)
 
독일에 온 지 3년 되던 해에 마인츠에서 태어난 둘째 아들이 어느덧 만 29살이 되어 지난 9월 말에 결혼하였다. 신부가 캐나다에서 자란 한인 2세라서 캐나다에서 사돈 내외를 비롯한 해외 손님들이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멀리 독일까지 오셨다. 결혼식을 마친 후, 우리 부부를 포함한 네 부부와 두 선배님을 모시고 이틀간 여행을 다녀왔다. 목적지는 `루터의 도시´로 불리는 비텐베르크 (Wittenberg)와 루터가 신약성경을 번역하였던 아이제나흐 (Eisenach)의 바트부르크 (Wartburg). 결혼식을 올렸던 곳인 Bonn에서 아침 6시에 출발하였는데 두어 번 휴게소에서 짧은 커피 타임을 가지고 도착한 시각은 오후 130분경. 자동차로만 약 7시간 반이 걸렸으니, 통일된 독일의 구동독과 구서독을 잇는 거리가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였다.
 
비텐베르크에 도착하여 유명한 (Schloss)교회 가까운 곳에 여장을 풀었다. 비바람이 불고 우중충한 전형적인 독일 날씨였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교회 앞에 `논제의 문´ (Thesentür) 이라고 쓰인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15171031, 비텐베르크 신학부 교수이며 사제였던 루터는 면죄부 판매에 반대하는 95개 조 반박문을 라틴어로 써서 이 교회 정문에 붙여놓았다. 그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면죄부 판매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합당한지 토론에 부치려 하였다. 그러나 이 반박문은 독일어로 번역되어 독일 전 지역으로 퍼져나갔고 종교개혁의 불씨가 되었다. 그 당시 목재로 만들어진 교회 문이 1760년에 불탄 후 1858, 프로이센의 왕이었던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가 다시 청동 문으로 복구하면서 라틴어로 된 95개 조를 이 문에 새겨넣었다고 한다. 아치형 정문의 상단에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이 가운데 그려져 있고 그 양쪽에 앉아 십자가를 바라보는 두 사람이 있는데 그들은 각각 성경을 손에 든 루터와 그의 종교개혁 동역자로서 기독교 신앙과 신학 사상을 체계화한 멜란히톤 (Philipp Melanchthon 1497-1560)이다. 당시 거대한 권력을 가지면서 부패해진 로마 가톨릭 세력에 저항(protest)했다 하여 루터로부터 시작된 개신교 신자들을 프로테스탄트 (Protestant)로 부르기 시작하였다.
 
루터 박물관 안에는 그가 번역한 성경, 작사 작곡한 찬송가, 저서들과 함께 루터의 일상의 삶을 보여주는 모형도가 진열장에 전시되어 있었다. 루터의 식탁에는 늘 가족 친지와 함께 학생들과 학자들, 손님들 30명에서 50명 정도가 같이 식사하였고 이들이 먹는 식량과 음료수를 자급자족하기 위하여 루터의 아내 카타리나 (Katharina von Bora 1499-1552)는 채소밭을 가꾸며 가축을 기르고 양어장을 관리하고 직접 맥주를 만들기도 하였다. 이 식탁에서 루터가 했던 말을 몇 제자가 기록 정리하여 루터 사후에 펴낸 책이 <루터의 탁상 담화> (1566) 라는 책이다. 날마다 수십 명에 이르는 가족과 손님을 섬기는 그녀의 헌신에 루터는 `카타리나를 프랑스나 베니스와도 바꾸지 않겠다라고 말하였다 한다. 비텐베르크가 루터의 도시, 종교개혁의 발상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카타리나의 내조와 헌신이 없이는 어려웠을 것이란 생각이 들면서 `루터와 카타리나의 도시 비텐베르크´가 더 맞는 도시 명칭이 아닐까 싶었다.
 
전시실마다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데 마지막 전시실 안내판 내용에 `루터가 남긴 영원한 유산은 독일어 성경 번역´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가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함으로써 유럽 각 언어로도 성경이 번역되었다고 하였다. 루터는 독일 국민들이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12년 동안 히브리어로 쓰인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였고 1534년에 처음으로 독일어 성경이 출간되었다.
 
(Schloss) 교회에서 걸어 나와 마르크트 광장에 이르면 루터의 동상과 멜란히톤의 동상이 비텐베르크의 상징처럼 세워져 있다. 그리고 쌍둥이 두 첨탑이 세워진 시립 교회 (Stadtkirche)인 성 마리아 교회가 보이는데 첫 개신교 예배가 드려진 곳이다. 루터가 설교하였던 교회로 유명하며 당시 궁정 화가이며 독일 르네상스 화가였던 루카스 크라나흐 (Lucas Cranach 1472-1553)의 그림이 제단 위에 걸려있다. 이 제단화 아래에는 설교하는 루터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왼쪽 설교단에 서 있는 루터의 오른손은 교회 중앙에 그려져 있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가리키고 왼손은 성경의 한 구절을 가리키고 있다.
 
루터는 당시 라틴어나 독일어를 잘 읽지 못하는 일반 시민들을 위해 음악이나 그림으로 신앙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찬송가를 직접 작곡 작사하였고, 그림으로 신앙의 기본 교리를 표현하도록 하였다. 성 마리아 교회는 루터와 첫 개신교 목사였던 요한네스 부겐하겐이 설교하였던 교회로서 `종교개혁의 모 교회 (Mutterkirche)´로 불린다. 매년 1031일 종교개혁 기념일에는 독일과 세계의 영향력 있는 목사, 지도자들이 참석하여 이곳에서 예배드리고 음악회 등을 개최하면서 루터의 종교개혁일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자리를 갖고 있다.
 
500년 전에 일어났던 종교개혁의 발상지를 방문하여 루터의 95개 조 반박문이 붙었었고 루터와 멜란히톤의 무덤이 안치된 역사적인 성(Schloss) 교회, 루터와 멜란히톤, 루카스 크라나흐가 살던 집을 지나 루터가 설교하였던 성 마리아 시립교회까지 둘러보니, 수백 년 세월이 지났어도 부패와 비진리에 항거하는 그들의 저항정신과 진리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꼈다.
 
다음 날 아침, 비텐베르크에서 약 세 시간 정도 걸려 바크부르크 성에 도착하였는데 마침 독일 통일의 날이어서 그런지 여행객들로 북적대었다. 루터를 아끼던 작센의 선제후 프리드리히 3세가 보름스 제국의회에서 심문받은 후 끌려가는 루터를 중간에 납치하는 듯 목숨을 구하여 숨겨준 곳이다. 15215월부터 약 열 달 동안 이 성에 머무는 동안 그는 약 11주 동안 신약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였다. 15229, 이 성경이 비텐베르크에서 `9월 성경´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는데 그리스 원어인 헬라어에서 직접 독일어로 번역된
최초의 성경이다.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지나고 맞는 첫해이다. `죄는 금전으로 용서받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회개로 용서받는다는 내용으로 면죄부 판매에 반대하는 반박문을 써서 교황의 막강한 권력에 대항하며 성경의 진리를 수호하였던 루터.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하여 일반 시민들도 성경을 읽고 진리를 알도록 성경 중심의 신앙을 지켰던 그와 그의 친구들. 부패와 비진리에 맞서서 저항했던 그들의 프로테스탄트 정신과 진리에 대한 열정은 오백 년이 지나도록 독일에서 발원하여 전 유럽과 세계에 맑은 믿음의 물줄기로 흐르고 있다. 루터 박물관을 나오며 루터와 카타리나 생애를 소개한 책자를 샀는데 새신랑 신부에게 선물해야겠다. 혼탁한 세상에서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루터와 카타리나의 가정을 본받으며 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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