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 가족처럼 친지처럼 정든 사람들과의 풍요로운 가을 한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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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10월15일 00시00분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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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처럼 친지처럼 정든 사람들과의 풍요로운 가을 한때
칼스루에 가을소풍
칼스루에. 칼스루에 한인회(회장 백옥숙)에서는 지난 106일 가을소풍을 단행하였다. 예년과 같은 장소인 남쪽 팔츠주 하겐바흐 숲 오두막에서 개최되었던 이 행사에는 칼스루에 한인회 회원들은 물론이고, 인근에 거주하는 한인들과 그들의 친지 혹은 한국과 한국인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여 즐거운 한때를 가졌다.
 
가을이 중반에 들면서 쌀쌀해진 기온 탓에 걱정을 하였지만 다행히 행사 당일은 이상적인 맑은 가을날씨였다. 산천의 잎이 피어날 때 가졌던 봄소풍에는 싹을 틔우고 씨앗을 심는 이야기들을 했던 것에 비해 결실의 계절인 가을소풍에는 채소의 과일의 추수 이야기들을 잔뜩 기대하고 만난다.
 
백옥숙 칼스루에 한인회장은 지난봄에 있었던 정기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연임이 결정되어 구 회장이자 신임회장이다. 이번 가을 소풍은 그래서 신임 회장으로서 첫 행사가 되었던 셈. 칼스루에 한인회는 '알아서 솔선수범'하는 것이 전통인데 이번 야외행사에서도 각자 알아서 돕고 준비를 하였다. 한 해 동안 농사지은 채소며 과일 곡류 등 추수한 것들 즉 모과 포도 사과 각종 채소들을 상자 째로 가져와서 나누는가 하면, 함께 나눠 먹을 음식들도 재량껏 성의껏 준비해서 식탁을 차렸다.
 
역시나 이번에도 넓디넓은 나무탁자가 뷔페 식탁으로 비좁아서 전 후로 나누어 차리고 또 그 사이사이 즉석 뜨끈한 부침을 부쳐냈다. 호박 감자 깻잎 고추 양파 등등의 각종 야채들을 넣고 노릇노릇 지지는 부침은 칼스루에 한인회의 야외행사에서 빠지지 않는다. 나이 지긋한 장년층부터 주걱을 난생 처음 잡아보기라도 한 듯 한 어린 소녀들까지 원하는 누구나 주걱을 들고 놀이처럼 기쁘게 전을 부쳐내는 것이다.
 
식사시간은 숯불에 직접 구운 양념불고기와 푸짐하게 차려낸 식탁을 오가며 여러 시간 지속되었다. 행사장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이 사정상 오후 서너 시까지 연이어졌기 때문이다. 식사를 먼저 끝낸 사람들은 잔디밭에서는 축구며 배구 등 공놀이도 하는가 하면 무리를 지어 주변의 숲과 들, 강가로 산책을 하기도 하였다. 물론 오두막 행사장의 앉은 자리를 거의 한 번도 뜨지 않은 원로들도 있었다. 이 경우에는 윗 어른을 찾아 인사하듯, 와서 안부를 묻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지어졌기 때문이다.
 
칼스루에 한인회의 야외행사는, 회를 거듭할수록 만나는 사람들이 가족처럼 얼굴이 닮아가는 듯하고 옷 입는 모양 말투까지 비슷해지는 듯하다. 한 도시에서 오래 살다 보니 행사 때만 만나도 1년에 두세 번은 만난다. 그렇게 해가 거듭되다 보니 각자 자녀들의 성장과정이나 건강 상황들도 훤히 알고 서로의 안부를 챙기게 된다.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토론의 분위기도 자발적으로 형성이 되었다. 이번엔 우리 한반도의 미래와 주변국들의 견제가 으뜸 주제였다. 최근의 한반도는 세계가 주목할 만한 사건들이 하루가 다르게 일어났었다. 비록 고국으로부터 멀리 떠나온 독일의 작은 지방 한인회 소풍이었지만 급부상하는 고국의 위상과 남북한 지도자들의 배포 큰 결단들을 보고 마음껏 견해를 나누었다. 동포의 한사람으로서 마음만이라도 뜨겁게 고국의 장래를 걱정하고 또 기원하는 마음들이었다고나 할까.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의 정치 정당들에 대한 의견대립도 있었다. 때로는 무리지어 때로는 두서넛이 둘러서서 첨예하게 갑론을박 토론을 이어 갔다. 이 같은 토론에서는 최근에 한국을 다녀온 자가 인기였다. 활기찬 고국의 공기를 가장 최근에 마시고 왔다는 게 이유였다. 그는 달라진 사회와 정치의식을 전해 주었고 K-Pop의 영향력을 이야기 하였다. 고국의 미장원에 들렀었다는 한 교민은 마치 헤어쇼를 하듯 머리를 흩날리며 런웨이를 걷는 시늉을 하여서 폭소를 터뜨렸다. 북한에서 유행하는 것에 대한 관심도 높아서 냉면과 송이버섯도 한차례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다.
 
토론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한 원로 동포가 나서서 분위기를 일갈하였는데 그의 한마디는 이러 하였다. "통일, 통일이 돼야 갔어요, 구레스리 아우토반 타고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막 달려야 갔지요."
 
막간을 이용하여 임시 임원회의를 하기도 했던 칼스루에 한인회의 가을소풍은 해가 지고 한참 어두워진 뒤에서야 파했다. 정오부터 만나 웃고 대화했음에도 해가 너무 일찍 졌다면서, 어떤 회원은 다음엔 아침 일찍부터 만나 진종일 만날 수 있는 행사는 어떤지 의견을 내기도 하였다.
 
Schwarzwald에 살다가 칼스루에 시내로 이사 와서 이번 소풍에 새내기로 참석했다는 박신애씨는 "같은 언어, 같은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니 가족인 듯 반갑다" 며 이번 행사에 함께 한 기쁨을 토로하였다.
 
특히 이번 행사는 칼스루에 한인회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던 고() 안명자 회장의 1주기를 몇 주 앞둔 날이어서, 안명자회장이 남기고 간 가족 친지들과 그녀를 기리는 외부 인사들이 다수 행사장을 찾아 왔었다. 백옥숙 칼스루에 한인회장은 한인회의 이름으로 진심어린 감사를 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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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수 (karlsruhe-lee@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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