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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10월08일 00시00분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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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이란 무엇인가
-동학 천도교의 핵심사상 인내천
임형진(천도교종학대학원 원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19세기 중반 경주의 몰락한 영반가의 수운 최제우에 의해 창도된 동학은 안으로는 탐관오리들의 가렴주구와 밖으로는 서세동점의 혼란 속에서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고 개벽된 세상을 향해 나가야 함을 역설한 우리 민족 고유의 사상이자 민족종교였다. 수운 최제우는 차별적인 신분제를 벗어나기 위해 모든 사람은 하늘을 모시고(시천주) 있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존재임을 주장하고 그것을 실천하였다. 그러나 오직 성리학만이 유일 가치이자 학문이었던 시대에 수운은 곧 좌도난정의 죄목으로 처형되었다. 이제 동학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만천하에 퍼트릴 임무는 2세 교조인 해월 최시형의 몫이 되었다. 36년이라는 오랜 기간동안 관의 체포령을 피해 전국을 숨어다닌 최보따리 해월은 몸소 실천하는 것으로 모든 백성은 평등하고 귀중한 존재임을 자각시켰고 나아가 만천하의 모든 것에는 생명이 담겨있다는 물물천 사사천의 이념을 제시하였다.
 
해월 최시형의 노력으로 전국에 확산된 동학은 1894년 동학혁명을 일으켰다. 백성의 입장에서 나라를 구할 보국안민의 방책이 동학이라고 본 것이다. 그리고 척양척왜와 제폭구민의 이상사회 즉 개벽의 새로운 세상을 목표한 혁명이었다. 비록 우세한 무기를 앞세운 일본군과 관군에 패퇴하여 혁명은 좌절되었지만 그들이 품었던 이상은 영원히 남아 후세의 과제가 되었다. 특히 유일하게 살아남은 혁명의 지도자인 의암 손병희는 동학의 도통을 전수받아 3세 교조가 되어 동학을 천도교로 개칭하고 제2의 동학혁명을 꿈꾸었다. 그것이 1919년의 3.1운동이었다. 3.1운동에는 동학혁명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혼자하는 혁명이 아닌 더불어 함께 하는 혁명으로 만들었다. 바로 종교연합으로 탄생한 3.1운동이 그것이었다. 3.1정신이 지금도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고 본다.
동학 천도교의 인내천사상은 우선 지기금지(至氣今至) 원위대강(願爲大降) 시천주(侍天主) 조화정(造化定) 영세불망(永世不忘) 만사지(萬事知)’21자 주문으로 제시된다. 이는 지극한 기운이 오늘에 이르러 크게 내리도록 빕니다. 천주(天主)를 모셔 조화가 정해지는 것을 영세토록 잊지 않으며 모든 일을 알게 됩니다라는 뜻이다.
 
동학 천도교는 우주 만물이 모두 지극한 기운[至氣]’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기일원론(氣一元論)에 기초해 있다. 하늘[][]사람[]정신[]마음[]은 모두 지기(至氣)의 표현일 뿐이므로, 하늘과 사람은 애당초 둘이 아니라 하나이다. 지기는 모든 것에 내재되어 있으므로, 사람도 누구나 지기를 몸과 마음에 모시고 있다. 이것이 바로 시천주(侍天主)’이자 곧 인내천(人乃天) 사상이다. 이처럼 천주(天主)는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안에 있다. 천주를 몸과 마음에 모시고 있는 사람은 신분이나 빈부(貧富), 적서(嫡庶), 남녀(男女) 등의 구분에 관계없이 모두 평등하고, 수행을 하면 누구나 군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즉 지기금지(至氣今至)’라는 말에서 나타나듯이 최제우는 기일원론(氣一元論) 사상에 기초해 있다. 우주 만물은 모두 지극한 지기(至氣)로 이루어져 있으며, 자신의 정성으로 그 지극한 기()를 몸과 마음에 모실 수 있다. 곧 기일원론(氣一元論)의 관점에 따라 하늘과 사람이 일체화될 수 있다는 것으로, 최제우의 천인합일(天人合一)은 인간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특징이 있다. 그의 사상에서 천주(天主)는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안에 있다. 천주를 마음속에 모시고 있는 인간은 신분이나 빈부(貧富), 적서(嫡庶), 남녀(男女) 등의 구분에 관계없이 모두 평등하고, 수행을 하면 모두 군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동학은 다른 종교와는 달리 내세가 아니라 현세를 중시하는 사상적 특징을 지닌다. 동학의 후천개벽(後天開闢) 사상은 인류의 역사를 크게 선천(先天)과 후천(後天)으로 구분하며, 5만년에 걸친 선천의 시대가 지나고 후천의 시대가 개벽하였다며 변화에 대한 민중의 갈망을 고취하였다. 그리고 혼란에 가득 찬 선천의 종말기를 자기의 사사로운 마음만을 위하는 각자위심(各自爲心)’의 시대로 보았는데, 서학과 서양 세력이 이기주의에 기초한 각자위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며 동학에 의해 모두가 다른 마음을 이겨내고 한 몸이 되는 동귀일체(同歸一體)’의 새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하였다.
 
각자위심이 아닌 동귀일체의 세상은 여러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물질만능의 시대에 인간중심의 생명사상으로, 자연 생태계의 파괴에 대한 환경보호사상으로, 차별과 배제에서 동의와 함께의 사회로, 분열과 대립이 아닌 통합과 조화 그리고 분단극복의 통일이념으로까지 승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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