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 최용준 안토니오 신부님의 독일과 유럽 이야기 (5)
HOME 회사소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기자회원신청
로그인 회원가입
뉴스홈 > 뉴스플러스 > 기고/연재
2018년08월06일 00시00분 156
글자크기 기사내용 이메일보내기 뉴스프린트하기 뉴스스크랩하기
최용준 안토니오 신부님의 독일과 유럽 이야기 (5)
 
교포신문사는 프랑크푸르트 한인천주교회 최용준 안토니오 주임신부님의 글을 두 번째 주에는 독일이야기, 네 번째 주에는 독일 이외의 유럽 이야기의 형식으로 격주로 연재한다. -편집자주
 
슈트랄준트(Stralsund)
 
독일 도시들을 다니다 보니 유럽, 어디까지 가 보았니?’ 라는 여행문구가 떠올랐다. 여행사 선전구호였는데 처음 듣는 순간 , 예쁘게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기심과 분발심을 자극하는 이 아름다운 문구가, 실은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기묘한 상업적 전술이었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더위를 식혀주는 산들바람처럼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잔잔한 부채질을 하는 것이다.
 
동기부여는 인간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으면 어떠한 어려움과 난관이 있어도 성취하고자 노력을 한다. 공부를 하든 여행을 하든 목적과 이유가 있으면 하고야 만다. 술 좋아하는 사람이 만나서 한잔, 헤어져서 한잔’ ‘기뻐서 한잔, 슬퍼서 한잔이라고 했던가. 그러고 보니 이유나 목적이라는 것이 별것이 아니다. 그저 핑계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공부하고 싶고 여행하고 싶은 사람은 목적과 이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고 싶은 핑계거리를 찾는 것이다.
 
어디선가 슈트랄준트에 대한 예기를 들었다. 독일 북동쪽 끝단에 있는 자그마한 해안도시인데 매우 아름답다고 선전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갈만한 곳을 찾던 내 마음 속에 불이 지펴지고 가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하지만 열망은 아직 불쏘시개일 뿐, 실천에 돌입하기에는 여건과 시간의 허락이 필요했다. 그러던 중 기회가 왔다. 함부르크에 머무는 일정이 생긴 탓에 그를 핑계 삼아 동북쪽 끝단에 속한 슈트랄준트까지 손을 뻗은 것이다. 가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아름다움이란 것이 매우 특별하다거나 관광명소에 들 정도의 명물은 아니다. 그럼에도 한 번 당겨진 불길은 가보기 전까지는 절대 꺼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여행의 불씨는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이다.
 
내 여행의 성격은 여가라든가 휴식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무엇을 꼼꼼히 바라보는 전문성도 없다. 보여지는 풍경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쓰지만 한 곳에 오래 머무는 일도 없다. 내게 있어 여행은 순례이며 안착을 바라지 않는다. 끊임없이 움직이며 그 지역의 땅을 샅샅이 밟아야 마음이 풀린다. 한가한 거닐음이 아니라 행군이며 쉼이 아니라 고역이다. 무더운 여름날 산에 오르듯, 땀을 흘리고 탈진한 후에야 맛보게 되는 이상한 안도감을 찾는 것이다. 오늘도 깜깜한 새벽에 일어나 기차에 몸을 싣고 모자란 잠을 객실 안에서 보충했던 터이다. 그리고 항상 도착한 곳은 역시 처음 와보는 아주 낯선 곳이다.

여행이라기 보다는 탐방이 어울릴 듯한 행보가 이어진다. 역에서 내리는 순간은 항상 어리둥절하다. 위치를 확인하고 방향을 잡기 위해 한 동안 갸웃거리며 현지 감각을 세운다. 그리고는 물길을 찾아가는 고기처럼 방향을 잡고 전진한다. 많은 도시가 그렇듯 구시가지는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고 주요 볼거리들은 그 안에 다 있다. 처음에는 정보도 준비하고 관광안내소도 들리고 했지만 이제는 기본 명소만 입력한 채 무작정 다니며 확인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사진찍기다. 사진을 배웠거나 연구한 것은 없지만 이십여년 이상 실습을 하며 다니다 보니 나름 이론과 감각이 생겼다. 전문가라 할 수는 없지만 다른 사람들 사진 찍는 것을 보면 어설프기 짝이 없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기 얼굴에 관심이 많지만 나는 관심이 없다. 항상 그 얼굴이고 갈수록 낡아지는데 사진으로 남길 이유가 없다. 내가 보는 풍경, 그것도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적합한 각도에서 찍혀진 작품을 보고 싶은 것이다. 그런 면에서 사진도 분명 예술이다.
 
구시가지 입구에는 대개 성문이 있고 성벽의 흔적이 있다. 길을 따라 중심부로 들어서면 광장이 나오고 도시의 얼굴이 되는 시청사와 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본격적인 탐방은 이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시청사와 성당은 그 지역이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품이다. 그리고 규모나 아름다움 역시 도시의 규모에 비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도시이지만 아름답고 걸작품으로 보이는 지역들이 있다. 슈트랄준트에도 특히 이색적인 교회의 모습이 있었다. 어느 한 면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아마 니콜라스 교회였을 것이다. 이 독특한 사진이 슈트랄준트의 대표적인 사진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시내를 걷던 나는 어느덧 해안가 부두를 향하고 있었다. 독일의 동북부 끝단이자 ‘Ost See'를 바라보는 바닷가를 접하고 보니 감회가 새롭다. 아직도 아침 안개가 둥실 떠다닌다. 조금 있으면 찬란한 햇살로 바뀌겠지만 안개 낀 해안 풍경은 동화 속 상상력을 또 한번 자극한다. 너무 밝고 적나라하면 재미가 없다. 사실만 있는 현실은 딱딱하다, 감춰진 신비와 여운이 있는 삶이 서정적이다. 모든 것을 다 알면 재미가 없듯이 모르고 덜 깨우친 부분이 있어야 오히려 너그럽고 풍요하다.
 
나는 누군가가 쓴 느낌을 보고 찾아 왔지만 내가 걸은 오늘은 별개의 체험이 된다. 그리고 어떤 것들은 지금이 아닌 훗날에야 느낄지도 모른다. 기억이란 창고 속에 자리 잡은 한 도시의 인상은 추억이기도 하지만 언제 되살아날지 모르는 뜨거운 용암일 수 있다. 오늘 나는 슈트랄준트를 찾았지만 실상 본 것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아침 바다를 보았다.
 
그렇지만 특별한 바다를 보았다. 사람들은 바다를 좋아한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잘못 말하고 있다. 실은 바다 자체가 아니라 바다가 보이는 풍경을 좋아하는 것이다.
 
사진1:<니콜라이 교회>
사진2: <해안가 부두>
 
108623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뉴스스크랩하기
편집실 (redaktion@kyoposhinmun.de)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기고/연재섹션 목록으로
[기고/연재]한국상사와 개인사...
[기고/연재]김재승 한의사의 ...
[기고/연재]정원교의 중인환시...
[기고/연재] 최용준 안토니오 ...
[기고/연재]일본과 한국 방문 ...
 

이름 비밀번호
[1]
다음기사 : 정원교의 중인환시(衆人環視) (24) (2018-08-13 00:00:00)
이전기사 : 일본과 한국 방문 일정 12일 – (7) (2018-08-06 00:00:00)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파세연 창립 11주년 기념행사 안...
# 시청료 없는 한국방송 # 휴대...
장애인총연합회 건강교육세미나
혜민스님 쾰른행사 안내 -주최측...
건강세미나 주제: Pflegestufe -...
자동차퍽치기 당하다!?
책&삶에서 독일 소식을 전해줄 ...
한글로망 자랑스런 한글 세계화
    답변 : 한국을 한국이라 말...
독일의사들 선운사에서 한국기공...
피해 보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Damenmode bis 80% Duesseldorf-...
아름다운공간
CoOpera 가이드 모집공고
총신대 한국어교원양성과정과 함...
2016학년도 재외동포 국내초청교육(모국수학) 과정 수...
회사소개 개인정보보호정책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포럼 정기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