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 남미 여행 4(마지막회) /인디안 족을 기리며
HOME 회사소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기자회원신청
로그인 회원가입
뉴스홈 > 뉴스플러스 > 문화
2018년05월07일 00시00분 88
글자크기 기사내용 이메일보내기 뉴스프린트하기 뉴스스크랩하기
남미 여행 4(마지막회) /인디안 족을 기리며
류 현옥

<인디안 족 에 대한 기억 >
 
 
칠레의 산티아고 아마스광장(Plaza Armas)<인디안족에 대한 기억>이라는 조각상이 있다(사진참조). 여행은 내가 사는 곳과는 다른 산천과 도시, 음식을 경험하고 살던 곳의 권태에서 해방되는 것임에도 무언가 끈적거리며 붙잡히는 경험을 하는데 이 석상이 그랬다. 높이 6m 석상은 기괴한 모습이다. 머리가 위에 있지 않고 몸통 어깨부분에 붙어있다.


1992
년 칠레 조각가 Enrique Villalobos가 아메리카 전 지역에 살던 원주민들이 주권을 빼앗기고 조상으로 물려받은 땅이 식민지 국가로 노예가 된 비극을 석상으로 남겼다. 설명하는 가이드는 지진이 잦은 나라로 알려진 칠레에서 조각품이 지진에 흔들려 목을 부러진 게 아니라, 옆에다 붙여 놓은 인간재해라고 강조했다. 정체성 상실을 의미한다.

몸통과 두부가 바로 연결된 것은 아니어서 사고기능의 장애는 있을지 몰라도 생명 유지는 가능하여 연명해왔다는 웃지 못 할 익살이다. 스스로 고향을 버리고 이방인으로 떠도는 것도 서럽고 외로운 일이지만, 식민지 국민이 되어 태어난 곳에서 디디고 설 땅을 잃고 방랑자가 된다는 것은 억울한 일임에 틀림없다. 작가를 기억할 수 없는 옛 중국의 시구가 떠오른다.
 
강가에 집을 짓고 사는 철학자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문밖에 나가 강 건너 동네를 바라본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지붕위로 아침밥을 하는 연기가 오르고 있는 것을 보면서 생각한다. 연기 나는 저 집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강물을 건너가서 문 두드리고 들어가서 만나보고 밥한 술 얻어먹으며 인연을 맺어볼까 하고 생각한다. 아서라, 내가 내 집 문을 나서서 이강을 건너는 순간부터 이곳과 이별하는 것이다. 내 집을 떠나면 바깥의 세상은 내 마음을 빼앗아 내 집을 잊게 할 것이고, 내 마음은 생전 처음 보는 것에 온 정신 다 쏟을 것이고,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드넓은 다른 세상으로 돌아다닐 것이다. 그러다보면 나의 이 작은 집은 주인 없는 빈집이 될 것이다. 젊음을 믿고 세상 다 잊은 채로 떠돌며 살다가 어느 날 늙고 병들어 돌아오면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냉기 품은 빈집이 나를 싸늘하게 받아들일 것이 아닌가? 아서라, 나는 조석으로 저 연기 건너다보며 여기서 살리라.’
 
서구의 철학자들이 이 시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인간이 태어난 곳을 떠나는 그날로 살던 곳과 접촉을 잃고 정신적 방랑자가 된다는 것을 예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의 반대쪽 중국에서 이 시가 읊어진 400년이 지나고, 전 세계는 굶주림과 전쟁의 폭력을 피해 6,500만 명의 난민이 살던 곳을 떠나 방황하며 떠돌고 있다.
 
집과 재산이 있는 유럽인들은 호기심으로 지구의 반대쪽으로 날아가 얼마동안 있다가 다시 돌아오는 여행자로 비행기에 앉아 이리저리 날라 다닌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기층은 쉴 새 없이 휘젓기고 오염된다. 여행자들의 마음에 는 낯선 바람이 지나간 흔적이 남고 갈대처럼 흔들리기에 어디에고 안정을 찾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곳간은 인간들의 절제 없는 소비성에 텅텅 비어가고 있다는 보고다. 환경 보호자들과 학자들은 지구상 인간들이 살던 곳, 지구를 버리고 살 곳을 찾아 우주로 향해 떠나는 지구난민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한다. 머리통을 어깨에 올리고 별나라를 향해 떠나야 할 것이다. 좁아진 고향은 다시 돌아가 살 자리를 찾을 수도 없이 가깝고 좁아졌다.

산티아고의 석고상 머리가 몸통에서 떨어져나가 어깨에 붙은 것은 식민지가 되어 고향을 잃어버린 인디안 역사에서 전 인류의 운명이 되리라. 흔히 말하는 떠나온 곳을 다시 되돌아가는 것은 발전이 아니고 퇴보라고 하는 말의 의미가 바뀌어 이제는 퇴보의 길 즉 되돌아가는 것만이 지구와 인간을 구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옛날로 돌아가서 다시 옛것에 적응을 하는 진보로 발전을 해야 한단다. 뒤돌아보지 않고 끊임없이 전진하며 지금까지 한 것처럼 길을 막는 모든 것들을 파괴하는 것은 지구와 인류 멸망을 의미한 다. 다시 나를 찾고 내가 서있던 자리에 다시 가서 나의 뿌리를 찾아 본질로 돌아가 보려하지만 이미 본질은 사라진다.
 
제국주의 인간의 탐욕을 표현한 이 작품은 변화하는 세상을 예상하여 상징적 기법을 시도했는지도 모른다. 어깨에 붙은 머리통이 본 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 석상, 오랫동안 식민 지배자들과 그 후손들은 머리통이 다시 제자리에 붙을 것을 겁내어 온갖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방해를 했다. 그들 역시 자식을 낳고 자녀교육에 열정을 쏟았다. 자식은 내가 죽어 흙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나의 일부를 몸에 지닌 나의 2세다. 자식을 위해 일을 하고 저축을 하고 자식의 장래 보장을 위해 부정부패를 꺼림 없이 행한다. 그러면서 자식들이 살아갈 생활공간, 지구에 대해서는 등한시 했다.
 
남미여행을 하는 중에 마음 맞는 사람끼리 자주 그런 이야기를 했다. 현재 지구인은 지구가 인간의 생을 보장하는 저력의 1.4배 씩을 소비한단다. 그러니 40%의 마이너스 살림을 산다는 계산이 된다. 나는 감자의 원산지 남미에 가서 껍질 채 삶은 감자에 소금만 쳐서 먹어봤으면 소망을 생각했다.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왔다. 감자로 만든 폼프릿츠(튀김 감자)와 으깨서 만든 감자 경단이 매일 식탁 위에 올랐다.
 
우리도 예전에는 삶은 감자에 소금을 쳐서 먹었지요. 고기는 비쌌고 채소도 귀할 때였거든요. 그동안 세월이 많이 바꾸어 놨어요. 입맛도 따라서 변했구요. 삶은 감자에 소금만 친 감자 맛을 아는 사람들이 점점 적어지고 있지요!”
레스토랑에서 만난 한 노인의 말이다. ()
 
1073호 16면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뉴스스크랩하기
편집실 (redaktion@kyoposhinmun.de)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문화섹션 목록으로
[문화]독도 영유권, ‘제...
[문화]교포신문사의 8월...
[문화]로마는 하루아침에...
[문화]독도 동식물을 소...
[문화]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름 비밀번호
[1]
다음기사 : 국악 동아리 ‘다시라기’ 난민후원단체를 위한 자선 음악회 개최 (2018-05-07 00:00:00)
이전기사 : 원불교 프랑크푸르트 교당, “원불교 열린 날” 행사 개최 (2018-05-07 00:00:00)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파세연 창립 11주년 기념행사 안...  
# 시청료 없는 한국방송 # 휴대...
장애인총연합회 건강교육세미나
혜민스님 쾰른행사 안내
건강세미나 주제: Pflegestufe -...
자동차퍽치기 당하다!?
책&삶에서 독일 소식을 전해줄 ...
한글로망 자랑스런 한글 세계화
    답변 : 한국을 한국이라 말...
독일의사들 선운사에서 한국기공...
피해 보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Damenmode bis 80% Duesseldorf-...
아름다운공간
CoOpera 가이드 모집공고
총신대 한국어교원양성과정과 함...
2016학년도 재외동포 국내초청교육(모국수학) 과정 수...
회사소개 개인정보보호정책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포럼 정기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