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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03월05일 00시00분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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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Croatia) 여행 12일 – (13 마지막 회)
(2017. 9. 2 ~ 9.14)
 
황만섭(재독한인총연합회 자문위원)
오늘은(, 9/13), 여행을 마치고 독일로 돌아가는 날이다. 그 동안 웃고 떠들고 이야기하면서 10여 일간을 즐겁게 보냈던 정든 숙소를 떠나야 하는 날이다. 이별은 항상 아쉬웠다. 그러고 보니 우린 어제도 오늘도 지금도 세월을 떠나 보내는 시간과의 이별을 끊임없이 하면서 살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순간순간의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들의 인생도 따라 흐른다. 문을 잠그고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면서 계단을 걸어 내려와 열쇠를 우체통에 넣고 다시 한번 숙소를 올려다 보았다. 아마도 우린 다시는 이곳을 올 일이 없을 것이다. 아니 여기 올 시간이 없을 것이다. ‘세상은 넓고 볼 것은 많은데구태여 여길 다시 오기 위해 나의 인생 일정표에 다시 온다는 계획을 짜서 써 넣는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아직도 여러 나라에서 어서 구경하러 오라고 우릴 부르고 있다. 비록 그들이 이미 보냈을지도 모를 초청장은 아직까지 받아보지 못했지만(혹 배달사고?), 초청장과 상관없이 우리가 알아서 찾아가야 한다. 갈 곳은 많고 인생은 짧고 마음은 바쁘다. 알고 보면 우리도 대단히 바쁘신 몸들이다.
 
숙소에서 우리가 사는 프랑크푸르트까지는 약1.550km가 예상된다. 아침식사는 도중에 빵과 커피를 사 먹기로 하고 06:00 출발로 계획을 세웠는데 예상보다 빠른 550 분에 출발했다. 생각해 보면 여행은 여행대로 좋았고, 이제 집에 간다고 하니 집은 집대로 그리웠다. 아드리아 해변의 100여 킬로미터는 이번 여행에서 세 번씩이나 왕복한 셈이어서 오랫동안 살았던 고향처럼 눈에 익었고, 그 다음 이어지는 70km도 이번 여행 중에 두 번을 왕복한 셈이어서 역시 편했다. 숙소에서 보스니아 헤르츠고비나 국경까지는 50분이 걸렸고 보스니아 땅을 10여 킬로 달리면 다시 크로아티아 땅이 나오는 이상한 국경이라는 것은 앞서 언급한 바 있다.
숙소에서 130여 킬로미터의 해안 길을 지나면 앙상한 나무로 우거진 황량한 고원지대 위에 나 있는 고속도로를 달리게 된다. 가끔씩 한두 채씩 집들이 보이기도 하고, 또 자세히 보면 얕은 나무들 사이로 허물어진 돌담들도 보인다. 아마 옛날옛날 한 옛날에 사람들이 살았던 집터 같았다. 금강산처럼 특별하게 눈에 띄는 아름다운 돌들이 조각처럼 봉우리를 이루는 산 밑 터널을 지날 때는 세베티 록(Sveti Rok)이라는 이정표가 붙어있었다. 터널을 지나자 푸른 초원과 나무가 시작되었고 양떼들도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했다. 갈수록 초원이 짙어지면서 양떼들도 더 많이 눈에 띄는 걸로 보아 기름진 땅이 시작되는 풍요로운 알프스산맥의 풍경이 깊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길고 긴 알프스산맥이 끝나가는 곳이라서 그런지 산은 더 정겹고 아름답다.
 
산들은 그다지 높지 않으면서 사이사이로 비옥한 초원으로 어우러져 있다. 고속도로는 E71, E65, A171번 도로가 추가되었고, 르쥬비아나(Ljubbina, 크로아아티아)라는 도시를 지나면서 도로 세는 한꺼번에 352크로나(51유로) 받아갔다. ‘사바 강을 건너 말리보아(슬로바니아, Maribor)를 지나서 나오는 슬로바니아와 오스트리아 국경은 좁은 산 사이(협곡)에 있었다. 이제 도로는 A1, E57, E39로 바뀌었고 이정표는 오스트리아의 그라츠(Graz)를 가리킨다. 이제부터는 더 신비한 진짜로 천국 같은 알프스 풍경이 절경을 이룬다. 슬로베니도 이미 알프스가 시작되어 좋았지만, 오스트리아는 더욱더 좋았다. 산굽이를 돌아도 알프스, 터널을 통과해 밖으로 나와도 알프스였다. 콜럼버스의 고향인 이탈리아 지중해변의 도시 게노바에서 시작된 알프스산맥은 100km~200km의 넓이로 비엔나 근처까지 이어지는 그 길이가 자그마치 1.200km가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알프스산맥을 유럽의 지붕이라고 부른다.
 
준비된 빵으로 간편하게 점심을 해결하자는 의견과 여행의 마지막 식사를 휴게소 식당에서 편하게 먹자는 의견이 대두되었고, 휴게소 식당으로 결정이 났다. 오스트리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은 점심은 단연 세계최고였다. 원래 고속도로 음식은 이미 만들어진 그렇고 그런 음식일 때가 많은 데, 오스트리아 휴게소에서 먹은 음식은 맛도 신선도도 따라갈 나라가 없을 정도였다.
 
어두운 밤 폭풍우가 쏟아지는 고속도로 운전은 다시 k가 맡았다. 코너링이 좋고 운전을 편안하게 잘한다는 것은 본인에게는 짐(멍에)이 되었다. 항상 수고(고생)K이의 몫이었다. 차가 날아갈 정도로 바람까지 세게 불었다.
 
우리들이야 미안하고, 고맙고, 그리고 피곤하기도 해서 우린 다시 K를 위해 위문공연을 시작했다. 우리가 K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 연주뿐이었다. 이심전심으로 갑자기 이루어진 즉흥연주였다. 코를 고는 연주는 가관이었다. 체면도 염치도 없는 연주자들의 공연은 포복절도(抱腹絶倒)할 천둥과 벼락을 동반했다. 연주자들 스스로도 무아지경에 빠져들었다.
 
장인들이나 할 수 있는 신기에 가까운 연주였다. 독일에 들어서면서부터 비가 더 심하게 내렸고 바람까지 모질게 불었다. 어두운 밤의 고속도로는 폭풍이 차를 날려버릴 것만 같았다. 정체현상까지 겹쳐 차는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공사가 그렇게 많은지? 답답했다. 앞도 옆도 보이지 않은 어둠이었다. 차가 브라질로 가는지? 시드니로 가는지? 분간을 할 수가 없었다. 다만 차가 앞으로 간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우리의 운명은 K 손에 달려 있었다. K는 두 눈을 부릅뜨고 온 신경을 곤두세워 운전에 전념 하고 있었다. 그가 하는 고생으로 봐서는 이번 여행이 끝나면 누군가가 고맙다고 아파트라도 한 채 사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여행이 끝난 지가 벌써 석 달이 넘었는데도 아파트를 사주었다는 소문은 들리지 않았다.
 
여행이 끝나면서 고마움도 함께 끝나버리는 것이 인생사, 세상인심이 아닐까?’생각해 본다. 나는 그 원칙과 법칙을 모른다. 세월은 무정하게 흘러만 간다.
 
여행을 떠날 때는 부모님들을 위해 자식들이 태워다 주었고, 밝은 아침이라서 한 곳에 모여서 출발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도착은 달랐다. 나는 차를 빌려 직접 출발장소로 몰았고 출발장소에 사는 사람은 거기서 차를 타면 되었다. 나머지 두 가정만 자식들이 차로 모시고 와 합류해서 여행을 떠났었다. 그러나 도착시간은 정확하지도 않았고, 늦은 밤에 한없이 사람을 기다릴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두 가정은 택시를 타고 큰 가방을 싣고 각각 집으로 가야 했었다. 출발장소에 사는 사람과 차를 빌려온 사람은 걱정이 없지만, 두 가정은 여간 복잡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어둡고 바람도 불고 늦은 밤시간에 말이다.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멀리 사는 사람부터 내려주고, 출발장소에 사는 사람, 그리고 마지막 한 가정을 내려주면, 차를 빌린 우리 부부만 남는다. 그러고 보니 이번 여행 시작부터 끝까지 운전을 하면서 고생한 사람은 나였다(차를 빌려왔고 또 반납했으니). 말이 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어쨌던 그래도 기분이 좋은 건 나보다 4~6살 적으신 어르신네들을 집까지 잘 모셔다 드릴 수 이었다는 사실이다. 어른들을 공경한다는 것은 우리민족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이다. 나에게는 이제 내일 아침 08시까지 차를 반납하는 일만 남았다.
 
* 중국사람이 운영하는 곳에서 차를 빌렸는데 반납한 차를 점검하더니 단군이래로 이렇게 깨끗하게 반납한 사람은 처음이라며 한국인들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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