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 크로아티아(Croatia) 여행 12일 – (12)
HOME 회사소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기자회원신청
로그인 회원가입
뉴스홈 > 뉴스플러스 > 기고/연재
2018년02월26일 00시00분 179
글자크기 기사내용 이메일보내기 뉴스프린트하기 뉴스스크랩하기
크로아티아(Croatia) 여행 12일 – (12)
황만섭 (재독한인총연합회 자문위원)
 
(2017. 9. 2 ~ 9.14)
이모츠키를 떠나 저녁 늦게 숙소가 있는 마을에 도착하니 동네가 캄캄했다. 마을 전체가 어두워 왠 일인가? 걱정 속에 조심조심 골목길을 돌아 도착한 숙소 역시 칠흑 같은 어둠이다. 마을 전체에 전기가 나간 것이다. 캄캄하다는 것이 이렇게나 우리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것인가 새삼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성냥도 라이터도 촛불도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고 결국은 우물쭈물 세면을 하는 둥 마는 둥 해치우고 바로 취침에 들어가는 수밖에 따로 할 일이 없었다. 비바람과 폭풍은 밤새도록 불었고, 다음 날(9/12, ) 아침까지도 전기는 들어오지 않았다.
 
도착할 때 봤던 주인은 전기가 나가셨는지 들어오셨는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감감무소식이었고, 어디에 물어볼 곳도, 신고할 곳도 모르는 채 준비해온 가스레인지에 물을 데워 커피를 타 마셨다. 빵은 돌처럼 굳어져 맛이 도망간지 오래였다. 그나마 준비한 가스레인지가 있어 따뜻하게 물을 데울 수가 있어서 불행 중 다행이었다.
 
오늘은 하루를 쉬면서 내일 독일로 떠나는 총 점검을 이것저것 해야 한다. 그 동안 살았던 집안(숙소)청소도 해야 하고, 차 안에서 심하게 나는 생선냄새도 제거해야 하고, 한 번도 못 들어가 본 바닷물에서 해수욕도 한번 해보아야겠고, 또 각자 자신들의 가방도 챙겨야 한다. 그 동안 사용만 했던 차는 2~3일 전에 K가 차 바닥의 흑과 모레, 나뭇잎, 쓰레기 등으로 어수선했던 것들을 쓸어내고 물걸레로 잘 닦았지만, 며칠 전 생선봉지에서 물이 흘렀는지 차 안에는 여전히 생선냄새가 진동했다.
 
생선냄새는 참으로 지독했다. 오늘은 나도 뭔가 밥값을 해야겠다는 각오로 팔을 걷어 부치고 차 안의 생선냄새를 없애고자 차 문을 열어놓고 환기를 시키면서 차 안을 청소하기 위해 걸래 등을 준비했다. 그걸 본 여자분들이(H, J) 남자들이 하는 청소는 도대체 믿을 수가 없다며 나를 밀어냈다. 나는 결국 일자리(청소)에서 쫓겨났고 다시 실업자가 되었다. 독일에 살면서 병원근무를 통해 독일인들의 청소를 보면서 살아온 독일에 사는 한국여자분들의 청소(청결)실력은 세계 으뜸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청소용구를 준비해 본격적인 차 내부의 대청소를 시작했다. 그렇게 물티쉬 등을 가지고 정성으로 닦았는데도 생선냄새는 차를 떠나지 않았다. 생선냄새는 정말로 지독했다. 생선을 사 올 때 비닐봉지에 담아 차 바닥에 닿은 부분이 아주 작은 부위 세 군데이었는데 이렇게나 끈질기게 냄새가 지독할 수가 없었다. 종국엔 우리 일행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향수를 동원해 차 안에 뿌렸고, 그런 뒤에야 생선냄새가 차 밖으로 사라졌다.
 
이런저런 일로 분주히 움직이는 점심때쯤에 전기가 들어왔다. 아침에 가스레인지 덕분에 살았다고 고마워하던 친구들이 그거 없어도 살 수 있다치우라고 큰소리쳤다.” 전기가 들어와 사정이 좋아지자, 사람들의 입장이 달라졌다. ‘사람들이 측간에 갈 때와 올 때가 확실하게 달랐다. ‘물에 빠진 사람 건져주면 내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다는 옛말이 딱 이 경우라며 우리는 또 한바탕 웃음꽃을 피웠다.
 
다음 과제는 해수욕이다. 이번 여행에 바다를 코앞에 두고 매일 보면서 한 번도 바다에 들어가 보지 못했다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며,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니까 내일은 우리 어떤 일이 있어도 바다를 꼭 한번 들어가 보자는 묵시적인 약속이 어제 귀가 길에 있었다. 모래는 독일로 돌아가는 일정이니 내일은 바다에서 수영을 하자고 천지신명께 맹세했지만, 막상 시간이 되니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비는 그쳤지만 구름은 여전했고 바람이 부는 날씨여서 썩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긴 했다.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비가 내렸고, 지금은 햇볕과 구름이 하늘에서 교대 식을 하고 있었다.
 
천하에서 제일 맛있는 김치찌개로 점심을 잘 먹고 나서, 나이 드신 노인네들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기야 나보다 4~6살이 적으신 어르신네들인데 그 연세에 움직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할 수 없이 나 혼자 해수욕을 하러 모래사장이 있는 바다 쪽으로 향했다. 나는 어제 내일은 폭풍우가 몰아쳐도 틀림없이 바다에서 해수욕을 한다고 호언장담을 해놓았기 때문이다. 구름이 낀 날씨임에도 해수욕 한다며 나 혼자 용감하게 나서자, "추운 날씨에 무슨 해수욕을 하느냐?"고 말리던 일행들은 내 등뒤에서 즐거운 웃음인지? 얄궂은 웃음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운 웃음을 웃고 있었다.
 
동네 아래에 있는 모래사장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하늘에 구름은 여전했다. 7명 정도가 해수욕을 즐기다가 그들도 하나 둘 숙소로 돌아갔고, 한참을 나 혼자서 바닷물에 들어갔다 나갔다 하면서 이를 악물고 해수욕을 열심히 했다. 정말로 어금니를 악물고 하는 각오가 대단한 해수욕이었다. 나도 참 어지간한 사람이다. 무슨 오기로 이런 날씨에 해수욕을 한다고 그러는지? 나도 내 자신이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자, 두세 명이 모래사장으로 나왔고, 조금 후엔 햇볕이 머리가 벗겨질 만큼 세게 내려 쪼이자 어느새 사람들이 50 여명으로 불어나면서 작은 해수욕장이 꽉 찼다. 아마 이 마을에 체류하는 여행객들 전부가 나온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금새 작은 백사장은 활기가 넘쳤다.
 
해수욕장이라고 하면 모래사장을 연상하게 되는데, 아드리아 해협은 산으로 이어져서 모래사장이 드물다. 그래서 이곳 해변은 오랜 세월 동안 창파(滄波)에 깎인 기암괴석들이 아름답고 어쩌다가 그 사이사이에 있는 돌 자갈밭이 모래사장 역할을 대신해준다. 여기도 그렇게 깎인 돌 조각들로 이루어졌고 맨발로는 발바닥이 아파서 못 걸어 다니는 자갈밭이다.
 
맑고 파란 바닷물에서, 빛나는 태양아래에서, 나는 나만의 오후를 즐겼다. 햇볕으로 뜨겁고 기암괴석에 부딪치는 파도소리와 수천 년, 수만 년 동안 파도에 깎인 기암괴석들로 이루어진 조각품들은 용궁이나 왕궁에나 있을 법한 아름다움이었다. 이 모든 자연이 어우러져 나의 마지막 날 오후를 행복으로 수놓아 주었다.
 
숙소 뒤뜰에 있는 무화과 나무는 우리들이 들락날락하면서 벌거숭이를 만들었다. 마음대로 따먹으라고 친절하게 사다리까지 갖다 놓은 주인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생각해서라도 도리상 예의상 우린 열심히 무화과를 따먹어야만 했다. 우린 그런 일들을 전혀 귀찮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의무와 책임을 다한 착하고 성실한 모범생들이었다.
 
집안(숙소) 청소는 방부터 부엌, 거실, 발코니까지 보이는 대로 치웠고 번쩍번쩍할 정도로 닦아 놓았다. 물론 쓰레기통도 깨끗이 비웠다. 내일쯤이면 아마 이런 뒷정리를 주인이 와서 볼 것이고 너무 깨끗하다고 놀라며 기절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주인은 그리스 로마 역사 이래로 이렇게 깨끗한 청소는 처음 보았다, 곧바로 신문사에 연락해 크로아티아의 모든 신문들이 대서특필하면서 야단법석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참조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사전, 나무위키 참조
 
106416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뉴스스크랩하기
편집실 (redaktion@kyoposhinmun.de)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기고/연재섹션 목록으로
[기고/연재]상냥한 정여사가 ...
[기고/연재]꽃집 여자 (1)
[기고/연재]독일의 6대 가도를...
[기고/연재]“기고” 소리의 ...
[기고/연재]// 작가 백운희의 ...
 

이름 비밀번호
[1]
다음기사 : 김재승 한의사의 건강칼럼(42) (2018-02-26 00:00:00)
이전기사 : 우리의 낙원천하지상(樂园天下地上) 2016 년 3월 13일 (일요일) (2018-02-26 00:00:00)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고 손영봉 집사 장례예배 안내
아리랑무용단 여름세미나
뒤셀도르프한인교회 오페라의 밤
강성민 베를린 전통춤 강습회 ...
김진향 박사 유럽순회 복흠 강연...
자동차퍽치기 당하다!?
책&삶에서 독일 소식을 전해줄 ...
한글로망 자랑스런 한글 세계화
    답변 : 한국을 한국이라 말...
독일의사들 선운사에서 한국기공...
피해 보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Damenmode bis 80% Duesseldorf-...
아름다운공간
CoOpera 가이드 모집공고
총신대 한국어교원양성과정과 함...
2016학년도 재외동포 국내초청교육(모국수학) 과정 수...
회사소개 개인정보보호정책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포럼 정기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