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 유럽 생활 이야기 (2)
HOME 회사소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기자회원신청
로그인 회원가입
뉴스홈 > 뉴스플러스 > 기고/연재
2018년02월12일 00시00분 142
글자크기 기사내용 이메일보내기 뉴스프린트하기 뉴스스크랩하기
유럽 생활 이야기 (2)
전체보다는 개인이 우선하는 사회

일본이나 우리나라와 같은 동양에서는 개인보다는 전체(혹은 개인이 속한 사회)를 중요시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유럽은 아무래도 집단보다 개인을 중요시하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자기를 소개할 때 한국에서는 자신의 특성 보다는 나는 어느 회사에 다니며 어느 지방 출신이며 하는 식으로 자신이 속한 곳을 중심으로 소개를 한다.
 
하지만 유럽은 이와 반대이다. 자신이 먼저이며 가족이나 회사는 그 다음이다. 모든 것을 표기할 때에도 이곳에서는 개인으로부터 시작해서 점차 넓은 곳으로 나아간다. 전체라는 것도 개인이 모여서 된 것일 뿐 전체가 개인을 우선할 수 없다는 사고가 배어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운동도 축구를 제외하고는 테니스, 스키, 자동차 경주, 골프, 수영 등 개인 종목이 많이 발달되어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축구, 야구, 농구 등 집단이 하는 경기가 발달한 반면 개인 스포츠는 별로 성하지 않다.
 
사람의 이름을 표기하는 것에도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에는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름을 말할 때나 표기할 때 󰡐󰡑, 󰡐󰡑과 같이 그가 속한 가족의 성(Nachname, family name)을 먼저 쓴다. 하지만 성이라는 것은 그가 속한 가족의 이름일 뿐이다. 나의 아버지도 나의 동생도 모두 같은 성을 쓰기 때문에 그것은 나만의 고유한 것이 아니다.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것은 바로 이름(Vorname, given name)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개인주의를 강조하는 유럽 사람들은 우리와는 달리 이름을 먼저 쓰고 성을 나중에 쓴다.
 
나이를 먹을 때도 서양(개인주의)과 우리(집단주의)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집단주의적 성향이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11일이 되면 모두가 무조건 1살씩 나이를 먹는다. 그래서 1231일에 태어난 아기는 11일이 되면 벌써 두 살이 된다. 태어나서 실제로 지나간 시간과는 상관없이 해가 바뀌면 모든 사람이 같이 나이를 먹는 것은 아무래도 집단주의적 사고이다. 하지만 이곳 유럽사람들은 해가 바뀌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나이를 먹지 않는다. 자기가 태어난 생일이 지나야만 비로소 나이를 먹는다. 이 역시 개인별로 실제 태어나서 경과한 시간에 바탕을 둔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실 각자의 생일에 따라 개인별로 각각 다른 날에 나이를 먹는 것이 합리적이다.
 
집단보다 개인을 중요시하는 사례는 명함에도 나타나 있다. 이곳 명함에는 가장 위쪽에 대개 사람의 이름이 표기되어 있다. 그 다음에 회사 부서명이 인쇄되어 있다. 개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사람 이름을 가장 먼저 표시하고 그의 직책이나, 회사 부서는 나중에 표기하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집의 모양이나 구조도 각자의 취향에 따라 모두 다르다. 이곳 사람들은 대개 단독주택에서 살며, 집의 가격도 단독주택이 비싸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집을 장식하고 꾸미는 것이 중요시 된다. 설령 공동주택인 경우에도 각 집마다 집 모양이 조금씩 다르며 정원 모양, 집의 크기도 차이가 난다.
 
독일은 자동차의 나라이다.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는 폭스바겐이다. 이어서 벤츠, Opel, BMW, 아우디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독일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중 35% 가량은 도요타, 르노, 현대 등 외국 자동차이다. 가장 많이 팔리는 폭스바겐의 경우에도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19% 정도를 차지할 뿐이다. 그 만큼 사람들이 자동차를 구매하는 경우에도 개인의 다양성이 중요시된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동차를 사는 것이 아니라 내게 맞는, 나만의 고유한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이다. 같은 BMW자동차라고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왜건형을, 어떤 사람은 리무진형을, 어떤 사람은 스포츠카를 구매하기 때문에 길가나 주차장에서 같은 모델의 차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우편물에 주소를 표기하는 방법도 개인중심주의가 나타나 있다. 이곳에서는 우편물에 수취인을 표기할 때 제일 처음에 사람 이름을 쓴다. 그 다음에 집 번지, 거리이름, 도시이름, 국가명의 순서이다. 개인으로부터 시작하여 가장 작은 장소부터 시작하여 점차로 큰 지역, 국가의 순서로 주소를 표기하는 것이다. 사람(개인)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그의 이름과 그가 사는 번지를 먼저 표시한다. 그가 속한 도시나 국가는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나중에 표기한다.
 
독일은 특히 지방 분권화가 되어 있는데 은행제도에도 이러한 현상이 잘 나타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큰 은행들을 주로 이용한다. 따라서 소규모의 지방은행은 별로 없으며 지방에 가더라도 서울에 본점을 둔 큰 은행들이 지점을 설치하고 영업을 한다. 하지만 독일에는 지역에 기반을 둔 주립은행(Landesbank), 저축은행(Sparkasse), 신협은행(Volksbank)들이 많이 있으며 은행 수만 해도 2천개가 넘는다. 지방에 있는 사람들은 대개 자기 고장에 기반을 둔 지역 저축은행이나 신협은행과 거래한다. 이러한 것도 국가 전체보다는 우리마을이나 우리지방을 더 중요시하는 분권적인 사고에서 근거한 것이다.
언어에서도 집단보다는 개인을 중요시하는 경향을 느낄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은 󰡐우리󰡑라는 말을 별로 쓰지 않는다. 우리회사, 우리집, 우리학교라는 말보다는 내 회사, 내 집, 나의 학교라는 말을 쓴다. 일상 대화에서도 독일 사람들이 󰡐Wir󰡑'Unser' 라는 말을 쓰는 경우를 거의 들은 적이 없다. 이에 비하여 한국 사람들은 󰡐우리󰡑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우리나라, 우리집, 우리 회사, 우리 애기 등. 심지어는 󰡐우리은행󰡑 이라는 이름을 가진 은행도 있다.
 
우리들은 음식점에 가면 대개 같은 음식을 주문한다. 저녁 때 회식을 하는 경우에도 삼겹살을 시켜서 모두 같이 먹거나 하는 등으로 같은 음식을 먹는다. 그만큼 개인의 선호보다는 집단의 선호를 따라간다. 하지만 서양 사람들은 음식점에 가서 주문을 할 때에도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메뉴를 선택한다. 다른 사람이 슈니첼을 먹는다고 나도 슈니첼을 먹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인 중심의 사고는 한편으로 외롭고 고독한 생활과 연결되기도 한다. 개인 중심의 사고는 가족 관계에서도 나타나서 자식은 20세가 넘게 되면 그는 더 이상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홀로 생활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비록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도 직장을 구한 사람이면 대부분 부모와 떨어져서 살아간다. 때문에 자식이 부모와 함께 살면서 봉양하는 예는 많지 않다. 그래서 나이든 할머니 할아버지도 생활을 자식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꾸려 나간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수퍼에서도 혼자 물건을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개인주의가 우선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돌봐주지 않는다거나 이기주의라는 말은 아니다. 이곳 사람들은 어떤 면에서는 우리보다 남에 일에 아주 관심이 많으며 남을 잘 도와준다.
 
그리고 자기 주위에 사는 사람들은 그 집 아이들이 어떻고, 어느 학교에 다니고 하는 것들을 다 알고 있으며 관심도 많다. 심지어는 외국인일 경우 행동하고 생활하는 것에 대하여 세세히 감시당하고 있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러나. 이와 같이 이웃집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도둑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옆집에서 자신의 집에도 관심을 가지고 항상 주시하기 때문이다.(편집실)
 
106222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뉴스스크랩하기
편집실 (redaktion@kyoposhinmun.de)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기고/연재섹션 목록으로
[기고/연재]최용준 안토니오 ...
[기고/연재]한국상사와 개인사...
[기고/연재]최용준 안토니오 ...
[기고/연재]상냥한 정여사가 ...
[기고/연재]꽃집 여자 (1)
 

이름 비밀번호
[1]
다음기사 : 김재승 한의사의 건강칼럼(41) (2018-02-12 00:00:00)
이전기사 : 정원교의 중인환시(衆人環視) (4) (2018-02-12 00:00:00)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유경식 제 2회 피아노 독주회  
장애인총연합회 한방워크숍, 정...
재독한인간호협회 파독근로자의...
에센한인회 여름 소풍
사)중부한독간호협회 야유회
자동차퍽치기 당하다!?
책&삶에서 독일 소식을 전해줄 ...
한글로망 자랑스런 한글 세계화
    답변 : 한국을 한국이라 말...
독일의사들 선운사에서 한국기공...
피해 보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Damenmode bis 80% Duesseldorf-...
아름다운공간
CoOpera 가이드 모집공고
총신대 한국어교원양성과정과 함...
2016학년도 재외동포 국내초청교육(모국수학) 과정 수...
회사소개 개인정보보호정책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포럼 정기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