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 중국 여행 4박5일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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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09월11일 00시00분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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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행 4박5일 - (3)
황만섭 (재독한인총연합회 자문위원)


(2015. 4. 9 ~ 4. 14)


원가계에서의 구경은 쌍문
, 오지봉(손가라 모양), 제성배(제사 지내는 제단처럼 생겼음), 육기각(육모정), 금평계곡이 아름답다. 특히 영화 아바타(감독: 제임스 카메론)를 촬영한 천자산은 자연보호구역이다. 여행 코스는 장가계, 양가계, 원가계가 연결되어 있는 산으로, 버스- 도보- 케이블카- 도보- 케이블카를 번갈아 가며 정신 없이 도는 순서로 진행된다. 바쁘고 복잡해서 내가 누구인지 자신을 잃어버릴 정도다. 실제로 돌아다니다 보면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디쯤 와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를 모른다. 동서남북이 뒤엉켜 뒤죽박죽이 되어 제정신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 아프다든가 다친다면 도와주는 사람도 없다. 누구나 다 제 갈 길이 바쁘다. 지 팔자 지가 알아서 해야 한다.

 

황석채는 1988년에 산림공원이라는 이름을 붙여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옛날엔 중국여행 하면 계림이었는데, 지금은 장가계 양가계, 원가계, 보봉호수, 황룡동굴(석회암 용암동굴), 천문산, 대협곡 등이 알려지면서 다른 명소들이 한가해졌다. 새로 알려진 이런 명소들을 못 보고 죽으면 원통하고 절통해 천추의 한으로 남게 된다. 아름다운 비경을 보고 그저 입만 벌리며 탄성을 지르다가 그냥 내려오면 된다. 이거 다 보고 기절하지 않고 살아서 건강하게 자기 나라로 귀국하는 사람들은 천운을 탄 사람들이다.

 

장가계 시내를 지날 때 냇가에서 빨래하는 모습들이 자주 뜨였다. 지금은 볼 수 없는 꼭 옛날 우리 고향마을의 풍경 같았다. 이 지방 처녀들은 3~6년 동안을 길가에 움막을 지어놓고 지나가는 남자들이 골라가기를 기다린다고 한다. 닥치는 대로 성관계를 갖고서도 임신을 못하면 평생 시집을 못 간다. 이 남자 저 남자 밤을 지내다 보니 애 아빠가 누군지를 모른다. 그래서 첫 애는 이름도 호적도 없다. 시집갈 때에 자기집 머슴이라고 속여 데리고 간다. 그러다 보니 문맹자 수는 끝도 없이 늘어나기만 한다.

 

중국여행 중에 일송정 생각도 떠올랐다. “일송정 푸른 솔은 늙어 늙어 갔어도, 한줄기 해란강은 천년 두고 흐른다. 지난날 강가에서 말달리던 선구자, 지금은 어느 곳에 거친 꿈이 깊었나,” 가사도, 곡도 애잔하다.

 

가곡 선구자는 당시 북간도 지역에서 나라를 되찾겠다는 독립군들의 피비린내 나는 전투(청산리 봉오동 전투)를 지켜보고 너무 큰 감동을 받은 윤해영씨가 작사하고 조두남씨가 목단강에서 작곡한 곡이라고 전해지다가, 조두남(1912-1984)과 이은상(1903-1982)의 기념관을 짓겠다는 마산시와 열린사회희망연대의 저지가 발단이 되어 조사에 들어가 그들의 친일행각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다. 연변에서 조두남과 같이 작곡활동을 했던 김종화는 선구자는 친일 노래표절과 음원표절, 가사 무단도용이라며 용정의 노래에다 가사만 바꾸었다고 증언했고, 또 다른 학자인 연변대 역사학부 박창욱 교수는 선구자의 원곡은 이은상 작사, 박태준 작곡인 님과 함께1922년에 창작된 노래였는데, 10년 후인 1932년에 조두남이 선구자로 바꾸어 발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노동은 중앙대 교수는 님과 함께선구자를 비교하면 형식이 같고, 마디 수에서 전체적으로 조표와 박자가 같다너무나 일치한다고 분석한다.

 

2003년 마산시는 이은상기념관과 조두남기념관을 만들면서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쳤다. 결국 공동조사단을 연변으로 보내 조두남의 친일행적과 선구자에 대한 표절논란에 대해 중국 현지 연구자들의 조사결과를 확인하고 난 후, 조두남기념관은 마산음악관으로, 이은상의 이은상기념관은 마산문학관으로 변경한다. “선구자 가사를 쓴 윤해영도 노래를 만들 당시엔 애국자였다라는 설과 윤해영은 처음부터 친일 시만 발표한 뼛속까지 친일파(김종화 증언)였다는 증언이 나오는가 하면, 문예비평가 김영수는 2005, 윤해영의 친일 시는 일제의 검열을 속이기 위해 만주국의 상징인 오족, 오색기라는 단어를 썼지만, 실제로는 고구려 사상을 상징하는 깊은 뜻이 그의 시 안에 들어 있다고 그를 두둔한다.

 

이번 기념관 명칭에 친일파들의 이름을 뺀 것은 지역주민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문제였다고 마산열린희망연대 공동대표들은(김영만, 백남희 윤관응, 법광) 말한다. 가사에 등장하는 일송정 푸른 솔은 당시 500여 년이 된 아름드리 소나무다. 이 소나무가 조선 민족의 기상을 상징한다고 여긴 일본군이 사격연습용 과녁으로 삼아 많은 사격을 해도 나무가 죽지 않자, 종국엔 구멍을 뚫어 화약가루를 넣어 고사시켰다는 그들의 잔악한 만행이 전해진다. 지금은 한국의 시민단체에서 지원받아 1991년에 심은 작은 소나무가 그 자리에서 자라고 있다.

 

반면, 일제가 세운 만주국 육군군관학교(신징군관학교)와 펑톈군관학교(봉천군관학교) 출신들은 일본군 계급장을 달고,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독립군을 박해했다. 그 반민족주의자들과 국내에서 친일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해방이 되자, 다시 나라의 요직에 두루 눌러앉아 독립군으로 풍찬노숙(風餐露宿) 했던 애국지사들을 핍박하고 고문한다. 그 지긋지긋한 친일파들이 우리 역사를 짓밟는다. 청산리 대첩은 192010월 김좌진, 나중소, 이범석이 지휘하는 북로군정서군(北路軍政署軍)과 홍범도가 이끄는 대한독립군(大韓獨立軍) 등을 주력으로 하는 독립군들이 간도에 출병한 일본군을 청산리 일대에서 10여 차례의 전투 끝에 대파한 전투다.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에 목숨을 걸고 고난의 광복군에 투신한 장준하 전 사상계 사장과 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이 있는가 하면, 침략자인 일본 편에서 출세와 영달을 쫓는 사람들과 만주국(일본의 괴뢰국)의 장교로 민족을 배반한 사람들로 구분된다. 해방된 조국에서 광복군 대열에 선 사람들이 나라의 주역이 되어야 할 독립투사들은 밀려나고, 친일파들이 요직을 장악하는 어처구니 없는 역사가 시작된다. 그것은 정의가 거꾸로 서버린 지나간 역사가 아니라, 지금까지도 그대로 이어지는 생생한 현실로 우리를 괴롭힌다.

 

독립운동의 실체였던 대한민국임시정부(1919년 출범)를 무시하고 1948년 정부 수립을 건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일본군을 탈출해 광복군에서 활동한 노병(老兵) 김영관(93) 광복군동지회 명예회장은 마음이 항상 불편하다. 결국 김 회장은 지난해 청와대 광복절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건국절은 헌법에 위배되는 역사 왜곡이라고 직언을 했다.

* 참조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사전, 나무위키 참조

 

사진: 1991년에 재건한 일송정과 소나무

 

1042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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