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 세계의 정원 스위스 ③ - 제 15차 봄나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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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07월10일 00시00분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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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정원 스위스 ③ - 제 15차 봄나들이 -
진경자

다음으로 우리를 태운 버스는 Rigi 산을 향하였다. 호수를 끼고 달리는 길이 그림같이 아름다웠고 호수에는 많은 보트들이 닻을 내리고 정박해 있었다. 그들은 미풍에 몸을 가볍게 흔들며 언제 올지 모르는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듯하여 애처롭게 보였다.

 

어디를 가나 푸른 초원에는 말이나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고 산 밑에는 그림엽서에서 보았던 목조 건물들이 드문드문 서 있었다. 도시인들이 스트레스를 말한다면 이곳에는 오직 평화만이 존재할 것만 같았다. 몇 시간을 달려 우리가 버스에서 내린 곳은 호숫가에 위치한 Vitznau 라는 작은 마을 이었다. 이곳에서 리기산에 오르는 케이블카를 타야 한다고 한다. 호수에 접한 이곳에서도 유람선이 떠나고 있었고 아름드리 고목 칠엽수가 서 있는 주변에는 유럽인들이 좋아하는 향신료인 로즈마리, 페퍼민츠와 살바이가 길가에 심어져 있었다.

 

오후 515, 저녁 햇살을 받으며 우리는 예약되어 있는 케이블카에 올라탔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줄에 매달려 가는 작은 곤들이 아니고 객실 두 칸을 연결한 미니 기차에 가까웠다. 우리 일행은 한 칸을 전세 내어 모두 차지하고 마음껏 떠들고 웃고 환호하며 30여분 후에 산 정상 해발 1748 미터에 위치한 Rigikulm 이라는 종착역에서 내렸다.

 

심호흡을 하면서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호수며 아름다운 집들이 모두 내 발 아래 있어 가슴이 확 트이고 기분이 상쾌했다. 우연히 정상에서 마주친 수염이 귀여운 젊은 남자가 안녕하세요?” 하는 바람에 우리는 깜짝 놀랐다. 그는 몇 마디 밖에 한국말을 할 줄 몰랐지만 스위스 산꼭대기까지 와서 한국말을 하는 사람을 만나다니... 날로 번영하는 세계 속의 대한민국, 우리나라의 국력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오늘 저녁 메뉴는 스위스 대표 음식인 FondueRaclette였다. 두 음식 모두 치즈가 주 재료인 메뉴였다. 식당은 정상에서 자갈이 깔린 좁은 산길로 한참을 내려간 곳에 있었다. 식당 가까이 가니 시골 농촌에서 나는 쾌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들어가는 입구에 외양간이 보이기에 들여다봤더니 소가 여러 마리 들어 있었다. 이 외진 곳까지 손님이 많이 오는지 커다란 식탁 주위로 많은 의자들이 놓여 있었다. 소를 키우며 함께 지내는 이들은 여기서 직접 우유를 짜고 치즈를 만들면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깍두기처럼 썬 빵을 기다란 쇠꼬챙이에 꿰어 흰죽처럼 끓고 있는 치즈 냄비에 여덟팔자로 둥글려서 호호 불면서 먹는 Fondue 는 동양인에게는 보기 드문 별미였다. 와인까지 곁들이니 한 없이 먹게 되어 일어날 줄을 몰랐다. 식사를 마치고 밖에 나오니 사방이 어둠에 쌓여 있었고 열사흘 상연달이 높이 떠서 우리를 따라오고 있었다. 좀 젊은 층은 종착역 대합실까지 걸어서 올라가고 나머지는 식당주인이 승용차로 실어다 주었다. 의자가 찢겨있는 고물자동차는 70년대에 나왔을 것 같은 아주 낡은 토요타였다. 밤이 되니 밖은 더욱 추웠다. 10시 반에 출발하는 막차를 기다려야 했다.

 

우리는 모두 대합실에 들어가 차가 올 때까지 김순복씨와 프랑스에서 오신 박순희의 건강강의를 들으며 지루한 줄을 몰랐다. 여러 단체장을 두루 거친 김순복씨는 한방 치료로 중풍에 걸린 의사 남편을 고친 능력과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다. 늙으면 양로원에 가는 것이 당연시 되어 있는 유럽에서 97세이신 시어머니를 한집에서 모시고 있어 주변사람들의 칭송을 받고 있다. 늦은 시간이라서인지 케이블 기차 안에는 우리 일행들뿐이었다. 내려오는 길은 올라갈 때보다 더 신이 나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요를 합창하며 우리들은 모두 세상풍파를 안 겪은 사람들처럼 행복해하고 있었다.

 

알프스 깊은 계곡의 아침은 더욱 청명하고 싱그러웠다, 골짜기에서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풍경이 마치 강원도 어느 산골짜기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햇빛이 흥건하게 쏟아져 내리는 길가에 나오니 아름다운 이 자연을 한 점이라도 더 눈 속에 담아가려는 듯 몇몇은 벌써 나와 사진을 찍고 있었다. 길 건너편에 오래된 공장으로 보이는 목조건물이 있기에 가까이 가보니 치즈 공장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었다. 건물 한 모퉁이에는 작은 우리에 낳은 지 며칠 안돼 보이는 귀여운 돼지 새끼들이 서로 엉켜 놀고 있었다. 앞마당에는 트랙터 한 대가 서 있는데 사람은 안 보이고 늙은 고양이 한 마리가 운전대에 올라 앉아 졸고 있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인 오늘은 여유 있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9시가 넘어서 출발하였다. 식사당번들은 오늘도 일찍 일어나서 일행이 먹을 오늘 점심식사를 준비하느라고 분주했다. 하회장님이 지명한 식사담당은 비교적 젊은 측에 속하는,60대 초반의 (조상희씨, 박우인씨, 임완자씨) 세 분이었는데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김문정씨와 송윤자씨 임금행씨 외 여러분이 나서서 봉사를 자청하시니 분위기는 한층 화기애애하고 기쁨이 배가 되는 여행으로 기억될 것이다. 스웨덴에서 온 김문정씨는 스웨덴 교민 사회에서 유명인사이시다. 한국에서 스톡홀름에 오는 손님은 모두 김문정씨를 찾는다고 한다. 지금까지 여러 번 독일에 오신 분이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비행경비가 만만치 않을 텐데도 행사 때마다 와서 다방면으로 우리를 돕고 있다. 이번 여행에도 밥 당번을 맡아 수고해주었다. 말수 없고 온화한 자태에서 부잣집 맏며느리 같은 후덕함이 풍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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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 (redaktion@kyoposhinmun.d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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