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 가까이서 본 유분자 ④(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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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06월05일 00시00분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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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본 유분자 ④(마지막회)


강인한 신념과 비전의 지도자

최경철소망소사이어티 사무총장

8년 전 30대 중반의 나이에 원목으로 호스피스 사역을 시작하였습니다. 죽음을 매일 대하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으로부터 죽음을 준비하지 못해 몹시 힘들게 죽음을 맞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는 그 무렵 유분자 이사장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어느 간호사님이 저의 명함을 소망소사이어티의 유 이사장님께 전달하셨습니다. 이사장님께서 소망소사이어티를 왜 설립하셨는지, 앞으로 어떤 일을 구상하시는지 비전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키도 아담하고 연세도 많은 분이었지만 목소리에서 그분의 강인한 신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눈빛에는 청년들에게나 있을 법한 소망과 비전이 담겨 있었습니다.

저는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국 주류 사회에서도 죽음 준비 교육과 계몽을 잘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사장님께서 소망소사이티를 통해 하시고자 하는 일은 주류 사회보다 앞서 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이도 젊고 경험도 부족하고 돈도 별로 없는 저의 무엇을 보셨는지 이사장님은 얼마 후 저를 소망소사이어티의 이사로 추천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사양하였습니다. 그런데 젊은 이민 1.5세를 영입하고 훈련함으로써 소망소사이어티가 여러 세대를 아우르며 미래를 준비하려 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겸허히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1년 후 이사장님은 저를 사무총장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사무총장 자리는 쉬운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눈물이 찔끔 나오도록 혹독하게 이사장님에게 훈계를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이사장님과 함께 동역하고 있는 이유는 이사장님의 사람 사랑하는 마음과 그 마음을 실천에 옮기는 추진력 때문입니다.

아무도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듣고 싶어 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회피하다 보니 많은 사람이 죽음을 준비하지 못해 엄청난 고통을 당합니다. 이사장님은 소망유언서 작성 캠페인을 벌임으로써 오히려 삶의 참된 의미를 되찾게 하셨습니다.

아무도 비행기를 갈아타고 차를 갈아타며 스무 시간도 넘는 먼 길을 가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사장님은 직접 아프리카까지 가서 물이 없어 병들고 죽는 참혹한 현실을 보고는 우물을 파고 유치원을 세워 생명 살리기에 앞장서셨습니다.

이 모든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먼저 엄청난 돈이 드는 일입니다. 재정이 힘들어 어떻게 든 후원금을 모으고자 이사장님은 늘 동분서주하십니다. 때로는 동참은커녕 뒤에서 비아냥거리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사장님은 흔들리지 않으셨습니다.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꼭 필요한 일, 하지만 남이 하지 않는 일을 나서서 개척하셨습니다.

소망소사이어티에서 이사장님과 함께 사역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한인 사회에서 아무도 걷지 않는 길을 걸으며 희생하고 섬기는 유분자 이사장을 보면서 도전을 받고 힘을 냅니다.

앞으로 소망소사이어티가 한인 사회뿐 아니라 미국 그리고 다른 나라에도 아름다운 삶 그리고 아름다운 마무리에 필요한 정보를 나누고 교육하고 계몽하는 아름다운 단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열정과 이성의 리더십

지희순 글로벌어린이재단 전 서부지역 회장

나는 1990년대 후반 나라사랑어머니회를 통해서 유분자 회장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지금의 글로벌어린이재단의 전신인 나라사랑어머니회가 창립되던 때 유 회장님을 만나 인연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1998년 당시 한국은 IMF 사태를 맞아 나라 사정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회사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실직과 감원이 줄을 이어 하루아침에 거리로 나앉을 지경에 처한 가정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 가장이 일자리를 잃으니 당장 먹을 것이 없어 배를 곯는 아이들이 생겨났습니다. 어린아이들이 배를 곯는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며 어머니의 마음으로 이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만든 단체가 나라사랑어머니회였습니다. 결식아동들이 많아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유분자 회장님은 나라사랑어머니회 미주지부 창립에 참여한 후 서부 지역의 모든 지부를 만들고 이끌었습니다. 그때 보여 주신 리더십과 열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런가 하면 기부에도 앞장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LA 지부에서 한국의 결식아동들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할 때였습니다. 유분자 회장님은 저서 <내일은 다른 해가 뜬다>의 당시 판매금 전액을 배곯는 아이들을 먹이는 데 써 달라며 내놓으셨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간호사로 환자들을 돌보는 일에 헌신하시고, 병원 현장을 떠난 후에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굶주린 아이들을 위하여 애쓰며 보여 주신 열정과 사랑은 참으로 훌륭했습니다.

그렇다고 감정에 휩쓸리는 분은 아닙니다. 일할 때는 조직적이고 이성적이라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다소 냉담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한 발짝 물러서서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유 회장님의 봉사활동은 나이에 맞게 변화해 왔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환자들 돌보는 일에 헌신하셨고, 이후에는 어머니 마음으로 배고픈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정성을 다하셨고, 노년이 된 지금은 사람답게 나이 들고 사람답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계몽하는 일에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계십니다.

어떤 일을 하건 열정과 추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많은 사람은 보통 생각으로 끝나는 일들을 유 회장님은 행동으로 옮기며 기어이 이루어 내십니다. 매사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이 시대의 훌륭한 여성 지도자로서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살고 계십니다. 유분자 회장님을 만난 것이 내게는 큰 행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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