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 그래서 삶은 아름답다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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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03월13일 00시00분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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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삶은 아름답다 (27)
유분자

간호 역사의 중심에 서다
-한국 간호 역사 112년 기념 포럼 주제 발표-
 
인구밀도 높고 실업률 높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나라,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해외로 초청한 주역도 간호사들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을 해외로 초청해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한 것도 간호사들이 조국에 기여한 큰 역할 중 하나였습니다. 미국으로 진출한 간호사들만 예로 든다면, 현재 250만을 헤아리는 미주 교포 가운데 간호사와 직간접으로 연결된 인구는 상당수에 달합니다. 1980년대 90년대 미주 한인들 열 명 중 한 명은 초기에 미국으로 진출한 간호사들과 직간접으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을 정도입니다.
 
1968년에 취업 이민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저의 경우만 해도 친동기간인 일곱 남매와 그 배우자, 그리고 그 자녀들을 모두 미국으로 초청한 것은 물론이고 그 배우자들이 다시 자신들의 형제자매와 자녀들을 초청하는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며 초청이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저 하나가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40여 년의 세월 동안 미국에 와서 뿌리 내리며 살게 된 사람들이 무려 300명에 달합니다. 저의 그런 이야기는 현지 신문에 여러 차례 보도되었습니다.
 
해외간호사 통계 없어 힘들었던 70년대
초창기 해외 진출 간호사였던 제가 제 입으로 하는 간호사들에 대한 자화자찬과 공치사는 이쯤으로 줄이고 이제부터는 쓴소리 좀 하겠습니다.
 
! 우리 해외 진출 간호사들이 그렇게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고, 경제 발전에 이바지했다면 대한민국은 우리 간호사들에게 무엇을 해 줬습니까? 한국 간호사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미국이나 독일에 간호회관 하나 지어 주셨습니까?
 
1960, 70년대에 해외에 나간 수많은 초기 간호사들 대부분이 유명을 달리 했는데 그 가운데 지도급 인사였던 분들께 훈장 하나 추서해 보셨습니까?
 
20151123일 국회에서 주제 간호사 디아스포라에 대해 강연하는 저자 유분자
저도 2008년 국민훈장 목련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만, 그것은 미국에 가정법률상담소를 설립하고 소망소사이어티를 설립한 공로로 받은 것이지, 결코 간호사로서의 업적 때문에 받은 것이 아닙니다.
 
, 상 이야기는 그만하지요. 그동안 대한민국 정부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간호사들이, 얼마나 많은 나라에 진출해 있는지 통계 한 번 내 본 적 있습니까?
 
이 자리에 계신 다른 국회의원 분들은 아예 모르실 것 같고 혹시 신경림 의원이나 대한간호협회 김옥수 회장은 알고 계십니까? 너무 많은 사람이, 너무 오랜 시간에 걸쳐, 너무 많은 나라에 나가 있어서 통계를 내기 곤란하다고요?
 
1970년대 고인이 되신 전산초 박사가 뉴욕 총영사관에 들러 해외 간호사 명단을 보여 달라고 했는데 그 당시 간호사 명단이 없다고 했다면서 한국의 보건복지 그리고 간호협회도 명단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저에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지금부터 39년 전 저는 재미간호협회를 창설하고 미국에 진출한 간호사들의 통계를 낸 적이 있습니다. 1979<재미간호신보>라는 신문을 창간하고 그 네트워크를 통해 4년여 간 자료를 수집해 <해외한인간호사총람>이라는 인명록을 발간했습니다.
 
거기에는 당시 미국에 살던 간호사 5000명의 연락처와 근무지가 모두 기재 돼 있습니다.
그때 그 책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하신, 지금은 작고하신 고 이태영 박사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일은 한 여자가 했어야 할 일이 아니라 대한간호협회, 그보다 먼저 정부가 했어야 할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대한민국에는 해외간호사총람이라는 책 하나 없고, 초기 해외 진출 간호사들의 발자취를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하나 없으며, 제대로 된 통계 하나 집계하지 않고 있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그게 말뿐인 것 같습니다. 조국의 경제 발전에 크나큰 공로를 세운 해외 진출 간호사들의 발자취 한 번 제대로 추적하지 않고 무슨 역사 바로 세우기를 할 수 있을까요?
 
참 마음이 착잡합니다.
 
여러분, 우리 해외 간호사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아십니까? 달러를 버는 대로 조국에 송금해 경제 발전에 기여한 사람들, 전문직 종사자로서 해외에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인 민간 외교 사절들,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백의의 천사들만이 아닙니다.
 
지난여름 갑작스런 메르스 발발로 인해 이미 잡혀 있던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 발걸음이 딱 끊겼던 때였습니다. 그 와중에도 무려 266명의 해외 한인 간호사들은 단체로 한국을 방문해 당초 잡혀 있던 제외한인간호사회와 세계간호사회 행사 일정을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그중 일부는 행사가 끝난 후에도 한국에 남아 자원 봉사 간호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조국을 향한 애정이 절절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바로 해외 한인 간호사들입니다.
 
조국 발전에 기여한 간호사들, 정부가 격려할 차례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습니다. 이제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제 강연의 제목처럼 간호사 디아스포라는 한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었습니까? 안 이끌었습니까? 이끌었다고요? 좋습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조국의 딸들인 해외 간호사들에게 은혜를 입은 것이 틀림없지요?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든 은혜를 갚아야겠지요? 은혜를 갚으세요. 은혜를 갚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먼저 간호사들의 해외 진출 역사를 정리한 책을 발간하고 현재 해외 간호사들의 현황을 제대로 집계해 주십시오. 그 다음에는 해외의 수많은 지역 간호사 단체들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단체를 선정해 그들을 포상하고 재정 자원을 해 주세요.
 
그것이 크게는 대한민국 정부, 작게는 외무부와 재외동포재단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요?
여러분,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해외로 진출한 우리 간호사들은 바로 조국의 딸들입니다. 메르스 정도가 아니라 그것보다 몇 배 무서운 질병이 발생해도 대한의 간호사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서 한국으로 들어올 사람들입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의료 관계자 여러분.
조국이 어려울 때 민들레 씨앗처럼 세계만방으로 퍼져 나가 스스로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열 배, 백 배의 결실을 맺은 해외 진출 간호사들을 좀 더 격려해 주시고 그들의 역할과 기여를 정당하게 평가해 주십시오.
 
그러면 그들은 지금껏 늘 그래 왔던 것처럼, 아니 지금보다 더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격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해외 진출 간호사들에 대한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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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 (redaktion@kyoposhinmun.d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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