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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집착이 지나치면 서로 피해를 당하게 된다. 2010-05-07 03:41:43
작성인
꽃 바람 조회:3406     추천:470
집착이 지나치면 서로 피해를 당하게 된다.
죽음 앞에서 성찰한 삶의 진실은 선인과 악인, 현자와 천치 간에 차이가 없다. 연쇄살인범 정남규가 자살 전 ‘덧없이 왔다가 떠나는 인생은 구름 같은 것’이라는 메모를 남겼다면, 신라의 대문장가 최치원은 일찍이 고 운(외로운 구름)을 호로 삼았다. 물소리 자욱한 홍류동 계곡 너머로 사라져 신선이 되었다는 고운의 구름과 흉악범 정남규의 구름을 동렬에 놓을 순 없다. 그렇다고 죽음 앞에서 깨친 진실을 두고 진정성을 시비하는 것은 점잖지 않다.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삶에 대한 진술은 여전히 충격적이다. 그가 본 삶은, 제 뜻과 무관하게 태어나 온갖 욕망과 충동 등 맹목적 의지에 휘둘려 살다가, 자신은 물론 이웃을 괴롭히다가 떠난다. 삶은 덧없음 차원을 떠나 그 자체로 오류다. 따라서 태어난다는 것 자체가 죄이고, 태어났으면 일찍 죽는 것이 행복이고, 일찍 죽지 못한다면 자살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지금도 청춘의 한때를 흔드는 이 말은 그리스 신화에서 따왔다. 반인반수의 신 사티로스는 삶의 진실을 찾아 헤매는 방랑자의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첫 번째 진리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 진리는 태어났으면 죽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아는 사람은 누구든지 행복하다.’ 주색잡기에 전념하는 사티로스가 한 말이니 아이러니다.

그러나 이런 잠언을 찾으러 서양철학사나 그리스 신화를 뒤지는 건 시간낭비다. <삼국유사>는 사티로스보다 더 우아한 잠언을 남긴 사복 이와 원효대사의 설화를 전한다. 신라인 사복 이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원효대사에게 천도를 맡긴다. 원효는 “세상에 나지 말 것이니 그 죽는 것이 괴롭고, 죽지 말 것이니 세상에 나는 것이 괴롭다. ”는 내용의 설법을 길게 했다. 그러자 사복 이는 불쑥 “말이 너무 번거롭다. ”고 힐난했고, 원효는 곧 이렇게 정리했다. “죽는 것도 사는 것도 모두 괴로움이라.”

쇼펜하우어와 사티로스, 원효와 사복이의 말은 자살 예찬이 아니라 사실은 행복론이다. 쇼펜하우어는 불행의 근원인 맹목적인 의지와 단절하고, 욕망과 집착에서 자유로워(해탈)져야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 원효와 사복이는 심지어 생사의 관념마저도 털어버리라고 가르쳤다. 정남규는 다른 메모에서 “초등학생 때 성폭행만 당하지 않았다면…”이라며 아쉬워했다. 유년기의 상처로 말미암아 그는 분노와 적개심에 갇혀 복수에 집착했던 셈이다.

물론 집착은 집념과 다르다. 조직이 마비된 한인 단체의 문제는 집착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다. 목표를 현실적으로 불가능이 확인될 때까지 계속 밀어붙였다. 번복과 수정은 있지만, 포기는 없었다. 원숭이는 바나나를 쥔 손을 놓지 않다가 사냥꾼에게 붙잡힌다. 원숭이의 집착은 제 명만 재촉하지만, 편견과 집착이 아집으로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조직을 말아 먹었다는 것을 우리는 영력히 보고 듣지 않았는가? 이제는 이 이상 한인사회가 통곡하는 비운의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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